우크라 대통령 "푸틴에 통화 시도했지만 거절…공격 시 항전"(종합)

기사등록 2022/02/24 10:45:01

자정 너머 페이스북에 대국민 연설 영상 올려

"평화 원하지만, 러시아 공격 시 방어 나설 것"

"외교적 대화 계속…러 포함 모두와 대화할 것"

러 국민에 호소…"우크라, 러시아 위협 아니다"

[키예프=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2022.02.24.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 나서 평화를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응하지 않았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정을 넘긴 시각 페이스북에 대국민 연설 영상을 올려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침묵만 있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원하지만, 공격을 받는다면 스스로 방어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린 신냉전이나 유혈, 하이브리드 전쟁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공격을 받는다면 스스로 지킬 것"이라며, 러시아어로 "당신들이 우릴 공격하면 우리 등이 아닌 얼굴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항전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러시아와 외교적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주요 목표는 우크라이나 평화를 유지하고 시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라며 "우린 (러시아를 포함해) 모든 이들과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형식으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닌 우크라이나 시민으로서 러시아 국민에 호소한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000㎞ 넘는 국경을 접하고 있다. 당신들의 군 20만명가량이 현재 그 국경을 따라 배치돼 있으며, 군용차 수천대도 모였다"고 전했다.

이어 "당신들의 지도자는 타국 영토에 군이 추가 행동을 취할 것을 승인했다"며 "이같은 조치는 유럽 대륙에 대규모 전쟁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지금 당장에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 국민을 향해 "이 공격이 우크라이나인을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들었겠지만,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이미) 자유롭다"고 호소했다.

또 "러시아 뉴스 속과 실제 우크라이나는 다른 나라다. 가장 큰 차이는 실제가 진짜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신나치주의자라는 비난에 대해 "나치와 싸우기 위해 800만명을 희생한 나라가 어떻게 나치를 지지하냐"고 일축했다. 러시아 문화를 싫어한다는 오해에도 "우리는 다르지만, 그게 적이 될 이유가 되는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린 평화, 진정, 정직 안에서 스스로 우리 역사를 결정하고 싶다"며, 러시아 국민의 평화 지지를 촉구했다. 또 "러시아 매체가 내 연설을 방송하지 않겠지만, 러시아 국민들은 꼭 봐야 한다. 진실은 반드시 알려져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LPR) 독립을 승인하고, 이 지역에 평화유지군 명목 군 파견을 명령했다.

러시아는 이날 DPR과 LPR 지도자들이 푸틴 대통령에 서면을 보내 정부군을 격퇴할 명목의 군 파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러시아 추가 병력이 돈바스에 투입된 것으로 평가하며, 도네츠크·루간스크 지역을 넘어선 군사 행동 가능성을 경고했다.

익명의 한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화상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침공에 필요한 모든 군사력을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100% 가까이 집결시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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