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심사 하루 늘리고 소수 의견 재검토
출제기간 이틀 늘리고 고난도 문항 검증
폐쇄형 출제방식 유지…"효과 제한될 것"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출제·이의심사 과정의 절차와 시간, 외부인사 참여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이번 수능과 같은 출제오류 재발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능이 시행된 1994학년도 이래 출제 오류는 2004학년도 언어(현 국어) 영역을 시작으로 9차례 있었다.
이번 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Ⅱ 20번은 동물 종 두 집단을 주어진 조건으로 계산하면, 한 집단의 개체수가 음수(-)가 되는 논리적 오류가 원인이었다.
교육부가 내놓은 수능 개선안도 이번이 네 번째다.
사상 첫 출제오류가 발생했던 2004학년도 수능 이후에는 처음 문제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를 만들었다. 출제위원에 교사 참여를 늘렸고, 문항 검토 단계를 2차례로 확대한 뒤 출제진 내 검토위원을 증원했다.
2년 연속으로 출제오류가 발생한 직후인 2015년 3월에는 출제위원회와 검토위원회를 따로 떼어놨고, 문항점검위원회를 신설하는 한편 탐구 영역 출제기간을 2일 늘리고 인원을 과목별로 1명씩 더 보강했다.
2017학년도에 다시 물리Ⅱ, 한국사에서 오류가 생기자, 이듬해 세 번째 개선안을 내고 문제를 검토하는 실무진을 지원하는 자문위원단 제도를 신설했다.
교육부가 이날 내놓은 개선안도 출제 검토와 이의심사 절차를 늘리고, 외부 인사를 확대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이전 세 차례의 개선안과 궤를 같이한다.
시안을 살펴보면 이의심사 과정에는 소수 의견을 제시한 위원과 외부 위원 3명이 참여하는 2차 실무위원회를 추가한다. 출제 과정에는 고난도 문항 검토단을 만들어 사실상 3단계의 검토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출제 기간은 36일에서 38일로 늘렸다. 인쇄기간을 제외하면 국어·수학·영어는 21일에서 23일, 탐구영역은 18일에서 20일로 이틀씩 늘어나게 된다. 이의심사 기간은 12일에서 13일로 하루 늘렸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이번 개선안은 오류 줄이기 또는 심사 잘 하기를 위한 일반적인 유형에 충실한 방안"이라며 "폐쇄형 방식 속에서 검토와 심사 단계를 늘릴 방법을 강구하다 보니 출제와 검토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교육계에서는 합숙하며 문제를 내는 방식을 문제은행식 등 개방형으로 바꾸자는 주장도 계속되고 있다.
매년 수능의 난이도 조절을 놓고 사회적 관심이 모이면서 고난도 문제를 출제, 공교육 정상화라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났다는 관점에서 나오는 지적이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수능의 첫번째 목적은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 안에서 출제해 고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창의력, 과정 중심 평가를 전제하는 현행 교육과정과 수능이 맞지 않는 방식이므로 인력 풀을 손본다는 식의 개선안은 큰 의미가 없다"고 이번 개선안을 비판했다.
교육부는 차기 정부가 들어선 내년 상반기 대입 개편 시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는 것을 골자로 새 교육과정인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을 이미 발표한 상태다. 하지만 대선 후보들은 수능 위주 정시 확대를 공약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 정책위원은 "수능 비중이 늘어나고 수능의 취지 훼손은 계속되며 변별력 압력도 강해질 것"이라면서 "개방형이나 반개방형 출제로 충분한 출제기간 확보, 많은 검토위원의 교차검증, 대학생의 예비평가, 문제은행 방식 등 틀을 깨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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