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창·메르스 등 1급 감염병 치명률 높지만 전파 미미
오미크론 변이 독성 약해도 10만명씩 감염되면 위험
유행 줄이거나 치명률 낮춰야…"방역 완화 신호 안돼"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해 풍토병처럼 관리하는 초입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힘에 따라 유행 규모와 치명률을 고려할 때 실제로 풍토병화가 가능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치영률이 낮게 유지된다면 풍토병처럼 될 수 있다는 게 정부 시각이지만 아직은 성급하다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질병관리청과 대한감염학회가 발간한 '감염병의 역학과 관리'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를 포함한 법정 제1급 감염병은 총 17종이다.
국내에서는 2020년에 질병의 심각도와 전파력, 격리 수준, 신고 시기 등을 고려해 감염병 분류 체계를 개편했다.
제1급 감염병은 생물테러감염병 또는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발생 우려가 큰 질병이다.
현재 제1급 감염병은 ▲에볼라바이러스 ▲마버그열 ▲라싸열 ▲크리미안콩고출혈열 ▲남아메리카출혈열 ▲리프트밸리열 ▲두창 ▲페스트 ▲탄저 ▲보툴리눔독소증 ▲야토병 ▲신종감염병증후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중동호흡기증후군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신종인플루엔자 ▲디프테리아 등으로 지정돼있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의미하는 치명률을 보면 코로나19보다 훨씬 심각한 질병들이 다수다.
천연두로 잘 알려진 두창의 경우 치명률이 20~50%, 에볼라의 경우 아프리카에서 지역에 따라 30~80%로 보고됐다. 2015년 국내에서 186명의 감염자가 나온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경우 38명이 사망해 치명률이 20.4%다.
치명률만 보면 현재 국내에서 0.18% 수준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충분히 풍토병처럼 관리 가능한 모양새다. 중앙재난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오미크론 확진자 6만720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중증화율은 0.38%, 치명률은 0.18%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오미크론의 특성을 고려할 때 확진자 숫자보다 중증과 사망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의료체계 대응여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계속 낮은 치명률을 유지하고 유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최종적으로는 오미크론도 다른 감염병과 같은 관리체계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전파력 등 유행 규모는 코로나19가 압도적으로 크다. 두창의 경우 1961년, 메르스의 경우 2018년 이후 국내에 보고된 사례가 없고 에볼라는 국내에서 확진자가 나온 적이 없다.
흔히 코로나19와 비교되는 건 계절독감인 인플루엔자다. 질병청에서는 공식 집계를 하지 않지만 수리 모델을 통해 인플루엔자의 치명률을 0.04~0.08%, 1년간 사망자를 약 3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씩 발생하고 있는데, 치명률 0.18%를 대입하면 하루에 180명, 한 달에 5400명, 1년에 6만5700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셈이다. 2020년 국내 총 사망자 30만4948명의 21.5%에 달하는 규모다.
결국 인플루엔자처럼 전파력이 높은 코로나19가 풍토병화 하려면 확진자 수를 줄이거나 치명률을 낮춰 사망 발생을 대폭 억제해야 한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아직 코로나19의 풍토병화를 언급할 상황은 아니라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은 유행이 역대 최고 수준인데 경각심은 흐트러져 있어 대유행 시작 이후 가장 위기의 순간"이라며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만큼 방역 완화의 신호를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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