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70년대 군사독재 맞선 故신현봉 신부에 서훈 추진

기사등록 2022/02/23 08:00:00 최종수정 2022/02/23 09:27:40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결성 주도 인물

행안부 "공적심사 단계…훈격 추후 결정"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정부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원로인 고(故) 신현봉(안토니오) 신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서훈 추서를 추진한다.

2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산하 공공기관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추천을 받아 신 신부에게 '민주주의 발전 유공' 정부포상을 수여하기 위한 공적심사를 진행 중이다.

1930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난 신 신부는 1961년 사제 서품을 받고 횡성성당 보좌로 사제 생활을 시작했다.

1974년 7월 천주교 원주교구장인 지학순 주교의 구속 사건을 계기로 함세웅·문정현·김승훈 신부 등과 함께 정의구현사제단 결성에 앞장서며 유신독재 투쟁에 뛰어들었다. 그해 9월26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사제단 결성 기도회를 한 뒤 거리행진을 할 때 "지학순 주교 석방하라"고 외치는 그의 목을 전경이 조르는 사진이 외신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며 박정희 정권의 요주의 인물로 찍혔다.

신 신부는 1976년 3월10일 이른바 '3·1 명동성당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연행돼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됐다. 1977년 7월 17일 제헌절을 맞아 형집행정지로 석방됐고, 약 37년 만인 2013년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다.

1984년에는 민주통일 국민회의를 주도했으며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으로 통합해 1987년 6월항쟁을 이끌었다. 이후 단양성당, 정선성당, 용소막성당 등에서 주임을 맡은 뒤 1999년 은퇴해 원로사제로 활동했다. 올해 1월3일 향년 93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부포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추후 공적심사 결과에 따라 포상 여부 및 훈격 등이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