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예바 파문에 시상식 미뤄져…2위하고도 메달 못받아
AP통신은 19일(한국시간) 베이징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서 2위에 오른 미국 선수들이 시상식을 연기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에 대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다고 알렸다.
아울러 미국 대표팀 선수들은 변호인단을 통해 토마스 바스 IOC 위원장에게 20일 폐막식 전까지 시상식이 이뤄질 것을 요구했다.
램지 베이커 미국 피켜스케이팅 전무이사는 "올림픽에서 메달 세리머니를 하는 건 다른 곳에서 흉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베이징을 떠나기 전 세계 앞에서 축하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CAS는 이미 베이징에서 이 사건을 심리하고 있으며 빠른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AP통신에 전했다. 폐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르면 이날 저녁에 결정이 날 수도 있다.
미국은 지난 7일 피겨 단체전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8일 예정됐던 시상식은 하염없이 미뤄졌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카밀라 발리예바의 도핑 파문 여파다.
지난해 12월 채취된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에서 금지 약물이 검출된 사실이 8일에야 드러나자 IOC는 발리예바가 뛰었던 단체전의 시상식을 조사가 끝날 때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베이징올림픽 기간 내 메달 수여식이 열리지 않게 되면서 애꿎은 선수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 당당히 2위를 차지한 미국 대표팀은 메달도 없이 집으로 돌아갈 처지에 놓였다.
이를 고려해 IOC가 올림픽 성화 봉송에 사용된 성화를 미국 선수들에게 특별 선물로 건네기도 했지만, 허전한 마음까지 채울 순 없었다.
더욱이 발리예바 도핑 위반에 대한 조사는 최소 1년에서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한편, CAS는 지난 14일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과 관련한 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CAS의 결정으로 여자 싱글에 나설 수 있게 된 발리예바는 쇼트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연발해 합계 4위로 마무리했다.
발리예바가 3위 안에 들지 않으면서 피겨 여자 싱글 시상식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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