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 주민, 보고관 앞에서 대북전단 비판
킨타나, 대북전단 제한이 필요하다 언급
그간 법에 반대하던 킨타나, 말 바꾸기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을 비판해온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남북 접경 지역 주민을 만난 뒤 돌연 대북전단 금지 필요성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킨타나 보고관은 19일 강원 철원군 민간인 통제선 안에 있는 국경선평화학교 회의실에서 철원·연천·파주·김포·강화 등 남북 접경 지역 주민 대표 20여명과 면담했다.
주민 대표들은 대북전단 금지에 찬성하며 킨타나 보고관이 이에 반대한 것을 비판했다.
강화도 주민 서정훈씨는 "일부 탈북민 단체가 날리는 대북전단은 대부분 바다에 떨어지고 쓰레기가 된다. 쌀을 넣어 보내는 물통은 북쪽으로 가지 않고 바다에 떠다니면서 쓰레기가 된다"며 "그들의 목적은 인권이 아니라 남북한 정부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고 한반도의 평화를 방해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김포 주민 황인근씨는 "우리는 한국 국회가 법을 만들어 대북전단 행위를 통제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로 대북전단 탈북단체를 지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파주 시민 안재영씨는 "파주시는 인구 40만명이 넘는 도시"라며 "대북전단으로 남북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시민들은 염려한다"고 말했다.
연천 주민 박용석씨는 "2014년 연천은 대북전단 때문에 북한군의 포격을 받았다"며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은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법"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킨타나 보고관이 대통령 선거 기간 중에 방문한 만큼 유엔의 국내 정치적 불간섭과 중립성을 지킬 것을 특별히 유념하라고 조언했다.
이에 킨타나 보고관은 "표현의 자유는 국가안보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에서는 제한될 수 있다"며 자신이 대북전단 행위를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지지한다고 알려진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내 견해가 언론에서 아주 명확하게 보도되지 않은 것 같다"며 "세계인권선언에 따르면 특정한 자유는 제한을 받을 수 있고 자유의 제한에는 조건이 따른다"고 밝혔다.
이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때, 둘째는 제삼자에게 영향을 줄 때"라며 "대북전단 살포 제한은 이 두 가지 조건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내가 문제로 삼은 유일한 부분은 처벌과 관련된 조항"이라며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에 따르면 최대 3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어 그 조항만 수정하자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아가 "북한 주민들이 전단을 통해서 외부 정보를 접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며 대북전단의 효과를 의심하는 발언까지 했다.
이날 발언은 킨타나 보고관의 앞선 언급과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
앞서 킨타나 보고관은 2020년 12월 한국 국회에서 대북전단 금지법이 통과된 뒤 언론 등을 통해 "대북전단 금지법이 다양한 방면에서 북한 주민들을 관여하려는 많은 탈북자들과 시민사회 단체 활동에 엄격한 제한을 둔다"고 법 자체에 반대했다.
그는 또 "이러한 활동은 세계 인권선언 19조에 따라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고 있다. 남북한 주민들 모두 이에 따라 국경에 상관없이 정보와 생각을 주고받을 권리를 누린다"며 대북전단 금지법 반대 근거로 표현의 자유를 제시했다.
그러다 킨타나 보고관은 지난해 3월 대북전단 금지법 시행 1개월 후에는 "한국 내에서 대북전단으로 야기될 수 있는 북한과의 접경 지역의 군사적 긴장에 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그런 우려는 현실을 반영하는 아주 중요한 것"이라고 발언하며 태도를 바꾸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대신 법 위반 시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문제 삼았고 이번 방한 때도 같은 설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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