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소, '전력시장 운영실적' 발표
천연가스 가격 오르자 도매가도 껑충
지난해 이어 올해도 적자 확대 가능성
일부 대선후보 요금 인상 백지화 공약
올해 에너지 가격 상승세 지속 전망도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지난달 한국전력이 발전소에서 전기를 사는 전력시장 도매가격이 1년 새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생산에 드는 부담이 커지며 정부가 올해 4월, 10월에 전기료를 올리기로 한 가운데 추가 인상 압박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일 전력거래소가 최근 발간한 '1월 전력시장 운영실적' 속보에 따르면 지난달 전력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은 킬로와트시(㎾h)당 154.42원이다. 이는 전년 동월(70.65원) 대비 118.6% 뛴 수준이다.
SMP는 전력거래소에서 거래시간별로 일반발전기(원전, 석탄 외 발전기)의 전력량에 대해 적용하는 전력시장가격이다. 전력 생산에 참여한 일반발전기 중 발전 가격이 가장 높은 발전기의 연료비가 해당 시간대의 SMP를 결정한다.
사실상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의 연료 수입가격이 SMP를 좌우한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LNG 가격이 오르고, SMP도 연쇄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이다. 지난달 LNG 열량 단가(연료 단가)는 유가 상승 등으로 1년 전보다 12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석탄과 유류의 열량 단가도 각각 81.2%, 67.7% 올랐다.
특히 LNG 가격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와 함께 크게 오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LNG 현물 수입가격은 지난달 기준 톤(t)당 1136.68달러다. 이는 전년 대비 174.75%, 전월 대비 27.45% 오른 수준이다.
이처럼 시장 가격이 오르며 전력량 정산금이 늘어 지난달 전력거래금액도 크게 늘었다. 1월 전력거래량은 503억㎾h로, 전년 동월 대비 0.5% 증가했다. 조업일수는 0.5일 줄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일부 회복된 영향이다. 전력거래금액은 7조1497억원으로 1년 전보다 51.2% 증가했다.
SMP 상승에 전기요금 추가 인상 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NG 열량 단가 상승에 SMP는 이달 들어 200원대로 치솟았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육지 기준 SMP는 kWh당 213.11원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육지 기준 SMP는 지난 4일 ㎾h당 204.73원을 기록하며 올해 처음으로 200원대에 진입한 후, 평일에는 190원대와 200원대에 머물렀다.
이 같은 국제 연료 가격 상승에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부담이 커져 한전의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 누계 기준 1조12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전은 지난해부터 석유, LNG, 석탄 등 발전 연료비 증가분을 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2·3분기는 국민 생활 안정 등을 이유로 연료비 조정단가를 킬로와트시(㎾h)당 -3원으로 동결했다. 4분기 전기요금은 기존 ㎾h당 -3원에서 ㎾h당 0원으로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h당 3원 내린 것을 원상 복귀한 수준이다.
이후 연료비 상승세가 지속되며 한전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국제 원자재 가격 비용 부담은 계속되면서 영업 적자는 8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대로 전기요금의 단계적 인상에 나서면 실적 개선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기준연료비를 4월과 10월에 두 차례에 걸쳐 총 ㎾h당 9.8원 올릴 계획이다. 기후환경요금도 4월부터 ㎾h당 2원 인상한다.
물론 전기료 인상이 계획대로 인상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1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오는 4월에 예정된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계획을 백지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윤 후보는 한전 적자가 커진 게 탈원전 정책 때문인데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며 이런 공약을 냈다.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정부가 결정하므로 만약 윤 후보가 당선되면 4월 전기료 인상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한편 에너지 가격이 올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전 경영연구원은 최근 'KEMRI 전력경제 리뷰 2022년 1월호' 보고서에서 "에너지 상품 가격은 2022년에도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2% 이상 추가 상승 후, 2023년에는 공급량 증가의 영향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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