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대유행에도 거리두기 완화…30만명대 폭증 앞당기나

기사등록 2022/02/18 13:52:41 최종수정 2022/02/18 14:23:43

식당·카페 오후 10시까지…정부 "최소한의 조치"

전문가 "2차 문화 활성화…모임·접촉 많아질 듯"

유행 10만명대 폭증…"정점 크고 빨리 나타난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한 점포에 '코로나로 인한 매장 운영시간이 유동적으로 변동될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부착돼 있다. 2022.02.1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서는 역대급 위기에도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30만명대 유행 폭증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오는 19일부터 3주간 유흥시설과 식당·카페, 노래연습장, 목욕장, 실내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 제한을 기존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1시간 연장했다.

다만 사적 모임 인원은 현행 6인을 유지했다. 방역패스도 청소년 적용만 4월로 미뤘을 뿐 적용시설 등은 기존 11종에 변동이 없다.

이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 상황 등을 고려해 거리두기 조처를 최소한으로 변경한 것이란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감염병 전파 속도를 더 높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존에 영업 시간을 오후 9시로 정한 게 2차를 안 가도록 하기 위해서였는데, 10시로 연장하면 아무래도 2차를 더 가고 더 많은 교류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오후 9시가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성, 신용카드 사용 횟수 등을 고려할 때 1차 모임 종료 후 2차 모임이 활성화되는 분기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만9831명 발생한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있다. 2022.02.18. 20hwan@newsis.com

특히 최근의 거센 유행 상황에서 이 같은 정부의 조치가 자칫 국민들의 경각심 저하로 이어져 유행의 속도를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0만9831명으로 역대 최다이자 첫 10만명대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2월1일 1만8337명이었던 신규 확진자 수는 2일부터 2만명대, 5일부터 3만명대, 9일부터 4만명대, 10일부터 5만명대로 증가했고 16일엔 9만명대, 18일 10만명대로 급증했다.

또 지난 15일부터 4일 연속 신규 확진자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3월 초 유행 정점으로 신규 확진자 최대 18만명, 위중증 환자 수 2500명 발생을 예측했다.

그러나 지난 7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코로나19 유행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다음 달 초 하루 최대 36만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위중증 환자는 3000명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에서는오미크론의 낮은 위험도에도 정점을 확인하며 종합적인 위험도를 보고 방역을 완화하자는 의견이 주루 이뤘고 현행 방역 조치를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물론 영업시간 제한을 아예 폐지하자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고려해 최소한의 변동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긴 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은 이미 지옥"이라며 유행 정점이 지날 때까지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준의 방역 조처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묵살된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위원인 이재갑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김우주 교수는 "가뜩이나 국민들의 경각심이 내려가 있는데 모임을 더 갖게 되면 확진자 폭증으로 유행이 더 일찍,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라며 "현장에서 더 위협적으로 위기를 맞을 수 있고 일부 병상과 수술에 차질이 오는 상황이 더 빨리 닥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피해를 감당할 수 있다면 (정점에) 빠르게 올라갔다가 내려와도 상관없지만 그 피해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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