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완화 반대 전문가 의견 받아들여지지 않자
16일 코로나19 일상회복위 자문위원 사퇴
"최소한 정점은 찍고 거리두기 완화 논의해야"
이 교수는 자문위원 사퇴 하루 전인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현장은 지옥이 되고 있다"면서 "최소한 정점은 찍고 나서 거리두기 완화를 논의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적어도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날 때까지 의료체계가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방역 완화 검토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같은날 중앙방역대책본부가 0시 기준으로 밝힌 국내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5만7177명이다. 전문가들은 내달 중 하루 신규 확진자가 적어도 10만 명 이상, 많게는 20만 명 이상 발생해 유행의 정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정부는 "식당·카페 영업시간 연장 등을 포함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먼저 늘어나는 환자 관리가 가능한지 보여줘야 한다"면서 "요양원, 요양병원, 정신의료기관 등 어디 하나 빼지 않고 종사자와 환자에서의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 확진자 규모가 더 커지게 되면 의료기관부터 축소 진료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고통 때문에 더 이상 말씀드리기도 여의치 않다"면서 "거리두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으려 한다. 정부에서 들을 것 같지도 않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제가 맡고 있는 환자와 집단발병으로 고생하는 요양원과 요양병원을 돕고 근무하는 병원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조용히 살겠다"고 알렸다.
이 교수는 최근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향해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방역을 완화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중환자도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하고 있고, 늘어나는 확진자 관리도 안 돼 격리와 통보 해제도 제대로 안 되고 있고, 상태가 나빠진 일반관리군을 어떻게 해야할지 제대로 알려주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가)거리두기를 완화할 수 있다는 사인을 주고 있다"며 "위기를 키워선 안 된다"는 이유다.
정부가 18일 발표한 새로운 거리두기 방역 지침에 따르면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 시간은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1시간 연장된다. 다만 사적 모임 제한 인원은 지금처럼 6명으로 유지된다.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거세자 방역 완화폭을 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거리두기 방역 지침은 19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3주 간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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