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김연아 응원 받은' 최민정 "같은 선수로 더 위로돼"[베이징2022]

기사등록 2022/02/17 19:59:14

최민정, 여자 1000m 은메달 획득 후 눈물…경기 후 김연경 메시지 남겨

[베이징(중국)=뉴시스] 홍효식 기자 = 쇼트트랙 최민정 선수가 17일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2.17. yesphoto@newsis.com

[베이징=뉴시스]김주희 기자 = 최민정(성남시청)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돌아보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여자 1000m 레이스를 꼽았다.

17일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민정은 "1000m 경기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다. 힘든 순간을 잘 이겨내서 1500m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쇼트트랙 1000m에서 최민정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첫 메달을 손에 넣은 최민정은 잠시 미소를 보이다 이내 펑펑 울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짐작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사실 여자 1000m는 최민정에게 '아픈' 종목이다.

2018 평창 올림픽 이 종목 결승에서 레이스 막판 동료 심석희와 충돌했다. 심석희는 페널티를 받고, 금메달을 노리던 최민정은 4위에 머물렀다.

그런데 지난해 말 심석희가 A코치와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고의 충돌' 의혹이 제기됐다. 최민정은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충격을 딛고 일어선 최민정은 베이징에서 최선을 다해 달렸고 4년 전 놓쳤던 메달을 손에 넣었다.

[인천공항=뉴시스] 김병문 기자 = 2021-2022 중국여자프로배구 슈퍼리그를 마친 김연경이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2.01.10. dadazon@newsis.com

최민정의 레이스는 '배구 여제' 김연경에게도 진한 여운을 남긴 듯 하다.

"대회 중 메시지 확인을 못해 2주간 받은 연락이 쌓여있다"며 머쓱해한 최민정은 "1000m 경기가 끝난 뒤 김연경 선수가 메시지를 보내셨더라"고 말했다.

이어 "1000m 경기를 보고 마음이 쓰여 문자를 남겼다고 하셨다. 문자를 받고 같은 운동선수로서 더 위로가 많이 됐고, 힘이 났다.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며 고마워했다.

김연경 뿐 아니다. '피겨여왕' 김연아도 최민정을 응원했다. 최민정은 "김연아 선수도 어제 1500m 경기가 끝난 뒤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주셨다"고 말했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1500m)와 은메달 2개(1000m, 3000m 계주)를 안고 한국으로 돌아간다.

그동안 받은 메달 중 이번 1500m 메달을 가장 값진 메달로 지목한 최민정은 "결승에서 1등으로 들어오자 마자 기쁘면서도 후련한 마음이 컸다. 은메달을 연달아 받으면서 1500m에서는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목표를 이루고 후련하단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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