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잘나가는 공동제작 프로…웃지못할 상황 왜?

기사등록 2022/02/17 08:11:05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방송사들이 공동 제작 프로그램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제작비를 반반 부담하고, 동시 편성해 시청자 선택 폭을 넓히는 전략이다. 어느 방송사를 맨 앞에 표기할 것이냐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등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배우들이 작품 출연 시 이름 순서를 두고 기싸움을 펼치는 것과 비슷한 셈이다.

방송사 중 스카이TV와 채널A 협업이 가장 두드러졌다. '강철부대'와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는 두 방송사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이다. 22일 첫 방송을 앞둔 강철부대 시즌2 보도자료를 보면 시즌1과 달라진 점을 찾을 수 있다. 스카이TV와 채널A 순서를 한 번씩 번갈아 표기했다. 시즌1에서 스카이TV를 맨 앞에 표기해 자료를 배포한 점과 대조됐다. 2020년부터 방송한 애로부부 역시 같은 홍보 방식을 택했다. 두 방송사가 공동 제작하지만, 앞에 표기된 채널 프로그램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카이TV 채널 NQQ 연애 예능물 '나는 솔로'는 SBS플러스와 공동제작했다. SBS TV '짝'(2011~2014) 남규홍 PD 신작이다. 지난해 7월 론칭 당시 자료에선 NQQ가 SBS플러스보다 앞에 위치했다. 최근에는 번갈아 표기해 자료를 배포하고 있다.

예능물은 드라마보다 제작비가 적게 들지만, 신생 채널은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자체 콘텐츠로만 프로그램을 채우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여러 방송사와 협업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방송사 임원 간 친분으로 협업이 이뤄지기도 한다"며 "방송사 표기 순서부터 홍보비를 누가 부담할 것이냐 등 사소한 것까지 갈등을 빚곤 하지만, 오랫동안 손발을 맞추다 보면 완성도도 높아진다"고 귀띔했다.

공동 제작하지는 않지만, 인지도가 높은 채널과 동시 편성해 파급 효과를 높이는 경우도 많다. IHQ와 MBN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IHQ는 MBN과 함께 '마성의 기쁨'(2018)을 비롯해 '리치맨'(2018) '우아한가'(2019) '최고의 치킨'(2019) '레벨업'(2019) 등을 선보였다. 우아한가를 제외한 4편 모두 IHQ가 제작하고, MBN과 IHQ 드라마채널 드라맥스에서 방송했다. 드라맥스 채널 인지도가 높지 않은 탓에 MBN 드라마로만 알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방송권료를 지불하고 동시 편성했지만, MBN 드라마 입지만 쌓은 꼴이 됐다.

IHQ는 지난해 7월 종합 엔터테인먼트 채널로 재탄생했다. 코미디TV를 폐국하고, IHQ로 새 출발했다. 드라맥스는 IHQ 드라마로 바꿨다. 당시 IHQ는 개국 드라마 '욕망' 등 오리지널 콘텐츠 12개를 선보인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특히 욕망은 주연인 탤런트 이지훈 갑질 논란으로 속앓이를 했다. 작가·PD를 교체하고, 제목도 '스폰서'로 바꿨다. 첫 방송을 3일 앞둔 지난해 11월26일 편성도 연기했다. 23일 오후 11시부터 MBN과 함께 방송할 예정이다. IHQ는 개국한 지 7개월 가량 흘렀지만, 채널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해 MBN과 동시 편성을 택한 것으로 풀이됐다.

다른 관계자는 "공동 제작과 동시 편성은 장단점이 있다"며 "신규 채널은 여러 방송사와 협업해 시청층을 넓힐 수 있지만, 자체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꽤 시간이 걸린다. 홍보 전략도 중요하겠지만, 잘 만든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면 인지도는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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