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고의충돌 논란·부상 등 악재 딛고 이번 대회 은메달 2개 수확
16일 마지막 종목 여자 1500m 출격…4년 전 평창서 금메달 딴 종목
[베이징=뉴시스]김주희 기자 = 울고 웃으며 달려온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성남시청)이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있다.
최민정은 16일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 출전한다.
4년 전 최민정이 제패했던 바로 그 종목이다. 최민정은 2018 평창올림픽에서 여자 1500m와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 대회 이후에도 최민정은 줄곧 대표팀 '간판' 자리를 지켰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마음 고생이 심했던 때도 그랬다.
지난해 말 대표팀 심석희가 평창올림픽 1000m 결승에서 최민정과 고의 충돌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심석희가 최민정을 비롯한 동료들을 험담하고 비하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까지 공개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설상가상 2021~20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에선 무릎과 발목을 다치는 등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베이징 올림픽 무대에 선 최민정을 향해 은근슬쩍 우려의 시선이 향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최민정은 변함 없는 실력으로 대표팀 간판다운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 11일 여자 1000m 결승에서 2위로 레이스를 마치며 이번 대회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그간 마음고생을 느낄 수 있을 만큼 펑펑 운 최민정은 이틀 후 여자 3000m 계주에서 은메달 하나를 더 추가했다.
이번에는 방긋 웃었다.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 것 같아서 앞으로는 웃어야 할 것 같다"며 주위를 둘러본 최민정은 "팀원들과 함께 메달을 딸 수 있어 기뻤다"며 미소지었다.
이제 남은 레이스는 여자 1500m뿐이다.
한국은 올림픽에 여자 1500m가 도입된 2002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부터 한 번도 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2002년 고기현, 2006년 토리노 대회 전이경이 금메달을 따냈고 2010년 밴쿠버 대회 이은별이 은메달, 박승희가 동메달을 추가했다. 2014년 소치 대회에는 심석희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제는 2018년 챔피언 최민정이 정상 수성에 도전한다.
부담과 기대가 공존한다.
최민정은 "1500m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한국이 장거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책임감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확실한 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달려온 최민정이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칠 거라는 점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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