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사상 최대 매출 15조…2년 연속 영업익 1조원 돌파
HMR제품군 판매 호조로 동원F&B·풀무원 등 매출 상승세 보여
식자재 업계, 반등세 뚜렷…라면업계의 판가 인상 효과는 '아직'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수혜로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하는 등 신바람을 냈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주요 곡물가 상승 등 원재료 압박이 변수로 작용했지만 판매 가격 인상 효과가 이를 상쇄했다.
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초 시즌과 하계 시즌, 연말 시즌에 시행됨에 따라 타 업종 대비 식품기업들의 수혜가 뚜렷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별로는 CJ제일제당이 지난해 최초로 매출 15조원(대한통운 제외)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성과를 기록했다.
동원F&B는 가정간편식(HMR)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1.94% 증가한 1302억원을 기록했고 오리온은 국내 시장에서의 가성비 전략, 해외 법인 매출 상승 등에 힘입어 제과 왕좌 자리를 지켰다.
식자재업계의 실적 회복도 본격화된 모습이다. CJ프레시웨이,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등 주요 식자재 업체들은 2020년 낮은 실적 기저 효과 및 원가 관리를 통한 효율 개선 작업이 지난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수혜를 톡톡히 누린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업계 빅 3는 지난해 실적에서도 쓴 웃음을 지었다. 곡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액 26조2892억원, 영업이익 1조52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8.4%, 1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CJ대한통운 실적 제외시, 매출은 11.2% 증가한 15조7444억원, 영업이익은 13.2% 늘어난 1조1787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의 연간 매출이 15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식품 사업은 국내 시장에서 HMR 제품군 판매 호조세와 해외 시장에서의 수출이 증가하며 매출액 9조5662억원, 영업이익 55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6.7%, 8.8% 증가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분류되는 바이오 사업 부문 실적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그린 바이오가 중심이 된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 부문은 지난해 매출액 3조7312억원, 영업이익 47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25.1%, 51.6% 증가했다.
HMR시장 호조에 따른 수혜는 동원F&B도 누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3조4909억원, 영업이익 13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10.11%, 11.9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는 원가부담 상승, 판관비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HMR 판매 호조와 식자재 계열사인 동원홈푸드 매출이 크게 성장한 것이 실적 호조세의 원동력이 됐다.
풀무원은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2조5195억원, 영업이익 38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계열사인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매출액 2조332억원, 영업이익 4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6%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38% 감소했다. 국내 식품 판매 호조로 매출이 늘어났지만 해상운임비용 부담 등으로 해외법인의 이익이 감소했다.
제과업계에서는 오리온이 3년 연속 왕좌를 지켰다. 오리온은 원재료비·물류비 급등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국내 시장에서의 수익성 경영, 해외 법인 매출 상승 등을 통해 제과업계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액 2조3594억원, 영업이익 37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5.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0.9% 감소했다.
매출액은 국내를 비롯해 해외 주요 법인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주요 원재료비 및 물류비 급등의 여파로 인해 소폭 감소했다. 내부 효율화와 수익 중심 경영을 통해 영업이익 감소를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년 연속 최대 영업이익 경신이 무산된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다만 지난해 오리온이 국내 시장에서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은 성과로 꼽힌다.
CJ프레시웨이,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등 주요 식자재 3사는 지난해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주력 사업인 급식 부문은 식수 감소에도 개선세를 보였고 원가 관리를 통한 효율 개선 작업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2조2914억원, 영업이익 5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7.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3조4861억원, 영업이익 58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7.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4% 감소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1조3329억원, 영업이익 2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7.5%, 278.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라면업계는 지난해 주요 제품 판매 가격을 올렸지만 실적 반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전체 실적은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전년대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농심은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2조6630억원, 영업이익 10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0.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3.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품 판매 가격을 인상했지만 수익성을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오뚜기는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2조7390억원, 영업이익 16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5.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6.1% 감소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하락세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삼양식품도 주요 원자재 비용 및 해상 물류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매출액 6420억원, 영업이익 6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1.0%, 31.3%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입 곡물가격 인상 등으로 주요 식품 기업들의 수익성 하락 우려가 많았지만 판가 인상을 통해 실적 하락 방어에 성공했다"며 "라면업계의 실적 반등세는 올해 초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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