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방식두고 신경전...담판식vs여론조사(종합)

기사등록 2022/02/13 17:16:52

윤 "여론조사 이야기 들었는데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워"

안 "서울시장 보궐 때 합의한 방식과 문항으로 하면"

국힘 "安방식, 이재명 농간으로 야권분열책 악용 우려"

국당 "선거공학적 계산 아닌 대승적 수용을 촉구한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인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2.02.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윤아 양소리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제의로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 후보는 단일화 자체에 대해서는 뜻을 같이 하지만 방식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며 신경전을 벌였다.

13일 뉴시스 종합결과, 윤 후보는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시 송파구 롯데시그니엘서울호텔에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을 면담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차원에서 제안을 한데에 저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단일화 방식으로) 여론조사 이야기를 들었는데 좀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쉬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자세한 답변은 제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후보끼리 담판과 협상단을 통한 담판 중 어떤 방식이냐'는 질문에 "제가 다 말씀드린거 같다"며 답하지 않았다.

앞서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에게 야권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방식은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철수-오세훈 단일화처럼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을 원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모든 조건을 수용하기로 결단하며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든 사람"이라며 "그 결과 저 아닌 국민의힘 후보가 선택을 받았고 야당이 정말 오랜만에 성공했다. 그 때 합의한 방식과 문항이 있으니 단일화 방식을 두고 다시 원점서 논의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단일화를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당시 오 후보는 적합도 질문(단일 후보로 누가 적합한가)을, 안철수 후보는 경쟁력 질문(여당 후보를 상대로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는가)을 주장했다.

당시 '적합도'를 묻느냐, '경쟁력'을 묻느냐, 민주당 지지자들을 넣느냐 빼느냐(역선택)문제를 놓고 갈등이 심해지자 각각 적합도와 경쟁력을 물은 뒤 합산하는 혼용 방식을 택했다. 민주당 지지층을 배제하는 역선택 조항은 넣지 않았다.

2개의 여론조사 기관이 이틀간 총 3600개의 표본을 조사했고 각각의 여론조사기관에서 1600개(경쟁력 관련 800개 표본, 적합도 관련 800개 표본)을 구분해 조사하는 합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결과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였고, 오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안 후보가 13일 말한 서울시장 단일화 방식으로라면 역선택 조항을 넣지 않고, 적합도와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를 하자는 의미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은 환영하면서도 역선택 우려가 있는 이러한 단일화 방식을 거절했다.

국민의힘은 이양수 수석대변인 명의로 낸 논평에서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에서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며 안 후보의 단일화 방식에 반대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국민의힘 내부에서 단일화 방식으로 거론되는 건 대부분 담판론이다. 여론조사가 아닌 과거 DJP(김대중,김종필)연합 같은 공동정부 형식을 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지지층의 역선택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현재 윤 후보의 지지율은 안 후보보다 3배정도 높다. 하지만 야당 후보 적합도를 보면 안 후보가 윤 후보보다 높게 나온다.

때문에 여론조사를 어떤 문항으로 실시하더라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본선경쟁력이 있는 윤 후보보다는 안 후보를 역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반대한 이준석 대표도 강도 높게 안 후보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정책공약 홍보 열차인 광주송정역안 열정열차에서 안 후보의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 제안에 대해 "지금 우리 후보와 안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대여섯배씩 차이나는 여론조사들이 나오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어떤 룰에 의한 단일화를 꿈꾼다는 거 자체가 너무 아전인수격(자기 논에만 물 대기라는 뜻으로, 자기에게만 이롭게 되도록 생각하거나 행동함을 뜻함)으로 상황을 보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안철수 후보가 제안한 야권 단일화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승적으로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13일 논평을 통해 "후보 개개인의 유불리 같은 선거공학적 계산이 아닌 안철수 후보의 제안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대승적 수용을 촉구한다"고 했다.

홍 대변인은 "국민의힘 측이 주장하는 단일화 방식은 국민 여론에 반하며 안철수 후보의 경쟁력을 과소평가하는 오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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