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약 재원마련 방안으로 '지출 구조조정' 거론하자
安 "기존 예산 바꾸기 힘들어…재선의원이라 잘 안다"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1일 진행된 4당 후보 토론회에서 경쟁 후보들의 공약을 날카롭게 공격하며 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수치와 논리로 무장한 안 후보는 경험담을 더해 자신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안 후보는 이날 저녁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첫 질문 기회가 오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공격하고 나섰다.
안 후보는 "윤 후보는 누구보다 공정과 상식을 주장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공정과 상식을 해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뭐라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윤 후보가 입학, 주거마련, 부모의 지위 세습 등을 예로 들며 불공정 문제를 열거하자 안 후보는 "한 마디로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반칙와 특권, 기득권 때문 아니겠나"라고 윤 후보의 발언을 마무리했다.
안 후보는 다시 윤 후보에 "그럼 (불공정 문제에) 어떤 대책을 갖고 있나"라고 질문했다.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한다는 윤 후보의 발언에 안 후보는 "기득권의 힘을 사회적인 합의로 통제하는 게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대응했다.
안 후보는 다음에 주어진 질문 기회도 윤 후보를 공격하는 데 사용했다.
그는 노동 개혁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노동 이사제는 찬성하고, 타임오프제도 찬성하고, 그런데 고용세습은 반대한다. 소신과 철학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고 윤 후보를 압박했다.
윤 후보가 "과도한 고용보장이라든가 노동의 경직성은 유연하게 완화하고 가는 것이지, 시종일관 한 방향으로 쭉 간다고 해서 청년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하자 안 후보는 "지금 포인트가 전혀 다른 답변을 했다"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안 후보는 또 윤 후보의 부동산 공약인 '원가주택'을 거론하며 "(소요예산은) 거의 300조원으로 사실 추정된다"며 "우리나라 예산의 절반에 해당되는 돈인데 어디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냐"고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물었다.
윤 후보가 "정부의 재량예산 중에서 남은 예산은 어떤 정권이든 자신이 우선순위를 두는 (사업에) 쓸 수 있다. 지출 구조조정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답하자 안 후보는 "기존 예산의 10% 정도 바꾸는 것도 엄청나게 어렵다. 저는 국회의원 재선 출신이기 때문에 잘 안다"고 대꾸했다.
국회 경험이 없는 윤 후보의 약점을 공략하는 동시에 자신의 경험을 드러낸 것이다.
안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의 '청년기본소득' 공약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청년기본소득 예산이 연간 7조원 정도"라며 "그 7조원을 100만원씩 1년 동안 나눠준다고 해도 한 달에 8만원이다. 7조원을 청년들을 위한 주택 마련에 전부 투자를 하는 게 더 좋은 방안이 아닌가"라고 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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