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선택 이수학점제 개정 후 기존 제도로 관리
'등록금은 주겠다. 책임은 학생에 있다' 각서 요구
해당 학생들 "학교측 잘못을 학생 잘못으로 몰아"
대학측 "학교측 실수지만 학점 못따면 졸업 안돼"
특히 대학측은 학사관리 책임을 해당 학생들에게 돌린 뒤 이들이 한 학기 더 수강하는데 드는 등록금을 마련해주겠다며 각서까지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11일 안동대에 따르면 졸업식을 20여일 앞둔 18학번 음악과 학생 5명이 최근 대학측으로부터 졸업에 필수적인 최저 이수 학점을 채우지 못해 졸업을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같은 황당한 사고는 몇년 전 개정한 전공선택 최저 이수 학점 제도를 학생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으면서 비롯됐다.
안동대는 2018년 1월 이수 구분별 졸업학점 기준을 일부 개정했다.
기존에 이수해야 할 졸업학점 130점 중 전공 60학점(전공필수 12학점, 전공선택 48학점 이상)을 72학점(전공필수 12학점, 전공선택 60학점 이상)으로 전공선택을 12학점 더 늘렸다.
개정된 전공선택 최저 이수 학점은 첫 해 입학생인 18학번부터 적용됐다.
하지만 개정 이후 이를 학과 홈페이지에 게재하지 않아 당시에 입학했던 18학번 학생들의 학점 부족 사태를 초래하게 됐다.
실제 최근까지 음악과 홈페이지에 게시된 18학번 졸업학점 관리 안내표에는 종전처럼 전공선택이 48학점으로 표시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과 18학번 학생들은 입학 첫 해부터 지금까지 학과 홈페이지에 게시된 졸업학점 관리 안내표를 참조해 졸업 이수 학점을 관리했다.
결국 이 학과의 18학번 학생 21명 중 5명은 전공 선택 최저 이수 학점이 3~12점씩 부족해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장을 못받는 처지가 됐다.
대학측은 이번 사태에 직·간접적 책임이 있는 교수와 교직원들이 등록금을 마련해 주겠다며 '책임은 학생에게 있다'라는 내용의 각서까지 요구했다.
또 '2022년 1학기 등록금을 낸 후 그 영수증을 조교에게 제출하면 1학기 등록금 총액을 이 사태에 책임있는 분들이 나누어 낸다'고 쓰여 있다.
'책임있는 분들'로 '2018년도 학과장 및 당시 조교, 2019년도 학과장 및 조교, 2020년도 학과장 및 조교, 2021년도 학과장 및 조교'로 명시했다.
관련자가 중복된 점을 감안하면 '책임있는 분들'은 총 7명이다.
대신 A조교는 문제 기간에 2년 동안 조교를 맡아 다른 관련자들보다 2배 많이 부담하도록 했다.
특히 각서 마지막에는 '위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해당 학생들이 이같은 황당한 사고를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단속했다.
한 해당 학생은 "매년 학기 초에 학과 조교는 개정된 졸업학점 기준이 아니라 학과 홈페이지에 게시된 기존 졸업학점 관리 안내표 대로 알려줬다"며 "이는 분명히 학교측 잘못이고, 학교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교 측은 학생들의 잘못으로만 몰아가고 있다. 마지막 학기 방학 전이라도 미리 알려줬었다면 계절학기라도 수강해 어떻게든 졸업 학점을 채울 수 있었다"며 허술한 학사 행정을 지적했다.
해당 학과 학과장은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 데 대해 해당 학생들에게 대단히 유감스럽고 미안하다. 학교측의 단순 실수다"라며 "해당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충분히 유감표시를 했다. 각서를 강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칙이란게 있어 어떤 특별한 조치를 취해도 학점이수를 못했으면 졸업이 안되는 것이 팩트다"라며 "마땅한 구제책이 없어서 1학기 또는 계절학기를 더 다니도록 얘기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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