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첫 인공눈에 100% 의존
경사면 더 미끄럽고 단단하고 빠르게 만들어 안전 위협
동계올림픽 개최 21개 도시중 금세기말 개최 가능 단 1곳뿐
영국 러프버러 대학 스포츠생태학 그룹과 '우리의 겨울 보호' 캠페인 그룹이 공동 작성한 '미끄러운 슬로프 : 기후 변화는 동계올림픽을 어떻게 위협하는가'라는 보고서는 다음달 4일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스키장의 슬로프를 덮기 위해 300개 이상의 제설기를 가동, 인공 눈에 거의 100% 의존하는 첫 동계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공 눈은 스키나 슈퍼 파이프 등의 경사면을 더욱 미끄럽고 더 단단하며 더 빠르게 만들어 선수들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며 선수와 코치들의 94%는 기후 변화가 겨울 스포츠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동계올림픽에 두 차례 참가한 경험이 있는 캐나다의 필립 마르퀴스는 부상자 증가에 대한 우려와 함께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지 않았다. "선수들은 최적의 조건이 아닐지라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어 하지만 상황은 예전보다 확실히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는 안전만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된다면 2050년이면 단 10개 도시만이 안전하고 공정한 조건 아래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으며 이번 세기 말에는 일본 삿포로(札幌) 단 한 곳만이 동계올림픽을 열 수 있을 뿐 나머지 도시들은 모두 올림픽 개최가 불가능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스노보드 선수 브록 크라우치는 "기후변화는 겨울 스포츠를 모두 사라지게 할 수 있다. 내 인생의 중요 부분이었던 것들을 내 아이들이 지금의 내 나이가 됐을 때 할 수 없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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