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자 임금상승률, 비재택근무자 보다 3배 높아
20일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에 실린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과 경기완충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성장회계를 활용해 팬데믹 기간 중 재택근무 확산의 GDP 기여도를 추정한 결과 2020년 1분기~2021년 4분기 중 5분기 연속으로 GDP 기여도가 양의 값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택근무가 GDP 성장에 플러스로 작용하는 등 팬데믹의 부정적 충격을 완화하는데 기여 했다는 뜻이다.
팬데믹 이후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2019년 9만5000명(전체 취업자 대비 0.3%)이던 재택근무 이용자는 지난해 114만명(4.2%)으로 12배 가량 증가했다.
팬데믹 초기인 2020년 1분기와 2분기 재택근무의 GDP 기여도는 각각 4.3%포인트, 1.0%포인트로 재택근무가 GDP 감소폭을 줄여주는 등 완충 작용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근무지 생산은 각각 GDP를 각각 -2.9%포인트, -5.5%포인트 낮췄다.
특히 0.3% 성장하는데 그쳤던 지난해 3분기의 경우 근무지 생산(-3.4%포인트) 기여도는 감소한 반면 재택근무(4.7%포인트) 기여도가 높게 나타났다. 재택근무가 GDP 감소폭을 4.7%포인트 높여준 것이다. 반면 지난해 2분기는 재택근무의 GDP 기여도가 -3.8%포인트로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이는 위드 코로나로 방역지침이 바뀌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돼 재택근무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과장은 "팬데믹 기간 중 근무지 생산 감소폭에 비해 GDP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은데 이는 재택근무가 경기완충 기능을 일정 부분 수행했음을 의미한다"며 "재택근무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출퇴근 소요시간이 길고 IT 인프라가 발달된 경우에는 재택근무 확대로 인한 생산성 향상 여지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 한은이 재택근무 활용 여부에 따른 임금상승률을 비교해 본 결과 지난해 재택근무를 활용한 집단의 임금상승률은 8.2%로 비재택 근무자의 임금상승률 2.7% 과 비교해 3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초기인 2020년의 경우에도 재택근무자의 임금상승률이 11.8%로 비재택근무자 4.0% 보다 높았다.
재택근무 활용 여부에 따른 임금상승룰 차이를 보다 엄밀히 살펴보기 위해 회귀식을 활용한 추정에서도 재택근무 활용이 그렇지 않은 경우 보다 임금상승률이 3~5%포인트 더 높은 등 유의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산업 및 직업 고정효과를 통제할 때는 추정치의 유의성이 다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과장은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자리에 대한 기업의 노동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재택근무자가 1년 후에 취업상태를 유지할 확률(86.0%)도 비재택근무자(74.9%) 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로짓( 회귀식 추정 결과, 재택근무 활용은 취업유지 가능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재택근무 여부보다 개인 및 일자리 특성이 취업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보다 중요한 요인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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