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박병대·고영한은 3년…200회 목전
임종헌 사건은 4년째…기피로 재판 중단
'사법농단 첫 유죄' 2심 이달 선고…주목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1월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사건의 127차 공판이 오는 10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연기됐다.
2019년 2월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사건은 오는 7일 186차 공판이 진행된다.
◆전직 최고위 법관들의 정석 재판
전직 최고위 법관들의 재판을 두고 법조계 인사들은 법정에서 펼쳐지는 형사소송법의 '정석'이라고 평가한다. 공판중심주의 이념이 가장 잘 구현되는 현장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법관 인사로 인해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부장판사 이종민·임정택·민소영)의 구성이 바뀌었다. 재판부 구성이 바뀌게 되면 공판절차를 갱신하게 된다. 양 전 원장 등 사건은 7개월이 소요됐다.
7개월 동안 주에 2~3회 열린 법정에선 주요 증인들의 녹음파일이 재생됐다. 피고인들은 규칙에 맞는 증거조사를 위해 증인신문 녹취를 재생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재판부 역시 대법원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피고인들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임 전 차장의 재판에서도 검찰이 증거서류를 모두 낭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검찰이 요지를 구두로 낭독하는 것은 공판중심주의 강화라는 형사소송법 개정의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주장이다.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임 전 차장과 양 전 원장 사건 모두 이르면 올해 하반기 이후에야 선고 시점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마저도 임 전 차장 재판이 다시 멈춰서면서 불투명해졌다.
임 전 차장 사건은 윤종섭 부장판사가 재판장으로 있는 형사합의36부가 심리하고 있다. 임 전 차장 측은 윤 부장판사가 유죄 심증을 가지고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형사36부와 마찬가지로 합의부인 형사32부는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등 4명 사건에서 이 전 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의원의 1심에서 유죄를 선고했다.
이 전 실장과 이 전 상임위원의 공소사실 일부는 임 전 차장과 공모관계로 구성된 경우가 있었다. 형사32부는 이 전 실장과 이 전 상임위원의 유죄를 인정하면서 임 전 차장과 양 전 원장이 그 범행에 공모했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임 전 차장 측은 기피를 신청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간이기각했다. 임 전 차장 측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고,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엄상필·심담·이승련)는 파기환송했다.
간이기각은 '재판 지연 목적이 명백할 경우'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인데, 관련 사건의 유죄 판단을 이유로 낸 기피 신청을 다른 재판부의 판단도 받아보지 못하게 한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일부 법관 무죄…이민걸 2심 주목
양 전 원장과 임 전 차장의 1심 재판이 장기화되는 사이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선임재판연구관,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현 수원고법 부장판사) 등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 전 실장과 이 전 상임위원의 항소심 선고도 임박한 상황이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최수환)는 오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실장 등 4명의 선고공판을 오는 27일 진행할 예정이다.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에 재판사무에 대한 지적 권한이 존재하고, 이 권한을 이 전 실장 등이 임 전 차장 등과 공모해 월권적으로 사용했다는 1심 판단이 유지될지 여부에 법조계가 주목하고 있다.
헌정 사상 첫 법관 탄핵의 대상이 된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도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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