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식 '슬림·일원화' 선대위, '태태태 라인' 뜨나

기사등록 2022/01/04 11:35:02 최종수정 2022/01/04 11:51:26

김종인, 기본 6본부 대신 총괄상황본부 체제 일원화 구상

임태희, 정태근, 금태섭… '김종인 사단' 3人 영향력 강화

당내 권력지형 구윤핵관 vs 신 실세 구도로 재편될 수도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에서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1.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선대위를 전면 해체하는 수준의 고강도 쇄신을 단행하기로 함에 따라 당 내부의 권력지형도 변화할 조짐이다.

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선대위 운영 전권을 부여받은 만큼 윤석열 후보측 핵심 관계자를 지칭하는 이른바 '윤핵관'은 뒤로 밀려나고 '김종인 사단' 3인방이 선대위 전면에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선대위 개편 방향과 관련, 김 위원장은 기존 6개 총괄본부의 기능을 축소·폐지하는 대신 총괄본부를 구심점으로 하여 후보의 일정, 메시지 등 모든 사안을 직접 통제하는 시스템 구상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4일 광화문 사무실 출근길에 총괄상황본부 일원화 체제로 가는 것이냐는 취지의 기자들 질문에 "아마 그렇게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후보 비서실장 노릇을 먼저 자임하고 나선 것도 선대위 내홍의 근원지인 '윤핵관' 잡음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 밤 TV조선에 "사실 윤핵관의 실체를 잘 모른다"면서도 "앞으로 총괄본부가 후보에 대한 모든 것을 관장하면 윤핵관이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선대위 체제가 김 위원장의 구상대로 개편되면 이른바 '김종인 사단' 인사들이 선대위 핵심 포스트를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국민의힘 의원 및 관계자들과 비공개 오찬을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당 사무총장에 임명된 권성동 의원. 2021.11.18. photo@newsis.com
국민의힘 선대위 6개 총괄본부장이 일괄 사퇴한 가운데 김종인 체제에서 중심 역할을 할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의 장악력은 힘이 더 실릴 수도 있다. 대표적 '윤핵관' 인사로 지목된 권성동 종합지원총괄본부장과 기존처럼 선대위 내 역할 분담이나 이견을 조율할 필요 없이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선거 전략 기획을 책임졌던 금태섭 전략기획실장이나 현안 등 정무적 대응에 주력했던 정태근 정무대응실장과 김근식 정세분석실장 등 김종인 사단에 포함된 인사들의 영향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임태희·정태근·금태섭로 대변되는 '태태태 라인'이 힘이 강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다만 윤석열 후보가 선대위 전면 개편안에 얼마나 힘을 실어주느냐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윤 후보가 장제원, 윤한홍 등 핵심 측근들을 선대위에서 제외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측근들이 떨어져 나갈 경우 사실상 선대위에서 '고립'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앞으로는 선대위가 하라는 대로 '연기'만 해줄 것을 반강요한 이 시점에 '윤석열 선대위'를 사실상 김종인 체제로 갈아 엎으면 윤 후보의 리더십과 위상이 역으로 더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후보의 생각 중에 있으니까 아직은 뭐라고 결론을…(내리기 힘들다)"며 "다른 이견이랄 게 없고 후보가 어떤 결심 하느냐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김종인 위원장이 선대위 운영 전권을 잡고 위상이 강화되면서 당내 권력구조가 '문고리 3인방'으로 비유됐던 구윤핵관 대 김종인계의 실세 구도로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종인 사단이 윤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신 실세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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