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날 '큰절' 올리며 "나 먼저 변하겠다" 다짐
새해부터 정책행보 올인 자신했으나 일정 중단
각종 여론조사 李와 벌어지고 안철수 약진 '비상'
김종인 선대위 전면개편·메시지 관리 '극약 처방'
이준석 복귀 길도 터줘...李 "고민하는 하루 될것"
이대남 표 의식 당내 반발 잇따르자 신지예 사퇴
申 "이준석이 조롱" 李 "申 거취관련 언급안했다"
[서울=뉴시스] 박미영 양소리 최서진 김승민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3일 오전 이후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쏟아지는 질문에도 '입'을 닫았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선대위 쇄신을 포함한 선대위 전면개편 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에 합류했던 신지예 한국여성정치 네트워크 대표는 자진사퇴했다.
모두 3일 오전 한꺼번에 벌어진 일들로, 새해 쏟아져나온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에 뒤쳐지자 지지율 하락 요인을 제거하고 가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KRX(한국거래소)개장식, 서민금융 공약 발표,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연석회의, 의총 참석 등을 계획 했었다. 방송사 및 언론사 인터뷰도 잡혀있었다. 그러나 선대위는 오전 9시 30분 이재명 후보와 함께 참석하는 KRX 개장식 참석 후 이후 일정을 모두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재개 시점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KRX 개장식 참석 후 당사로 온 윤 후보는 일정 중단, 선대위 개편 등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 대답하지 않았다. 윤 후보가 당사에 들어가면서 경호인력들이 몰려든 기자들을 밀치면서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초 윤 후보는 새해부터 정책 중심의 행보를 예고한 바 있다. 새해 첫날 국민 앞에 큰절을 올리며 "저부터 달라지겠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입을 굳게 닫고 공개 행보를 접었다.
지지율 하락세가 멈추지 않으면 '후보교체론'에 무게가 실리고, 최근 약진하고 있는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인 만큼 더는 윤 후보가 전면에 나서면서 벌어진 이전의 실수를 반복해선 안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립을 쥐고 가겠다'라고 선언한 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개편' 카드를 들고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새해 첫 선대위회의를 주재하고 "국민 정서를 따르는 측면에서 선대위가 최선의 노력을 경주한다는 걸 국민에게 보여드리기 위해 선대위를 전면 개편하겠다"라고 밝혔다. 선대위 개편에는 이준석 대표과 요구해왔던 '6본부장 사퇴'도 포함한다고 했다.
개편 이유로는 "여론이 너무나도 선대위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걸 감지했기 때문에 국민 정서에 맞게 개편해야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 판단했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구성 및 운영을 놓고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김 위원장은 선대위 개편에 선을 그었지만 더는 방치해선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선대위 개편'이라는 극약처방을 내 놓은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 합류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선대위 개편 과정 속에서 이 대표와도 일부 논의하는 상황이 있을 거라고 본다"라며 "늘 얘기하지만 이 대표는 당대표로서(역할을 하고 있고) 당이 체제를 총동원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할 책무를 지닌 분이 이대표다. 그 이상 다른 얘기를 할수가 없다"라고 했다.
선대위 개편을 고리로 이 대표 선대위 복귀가 점쳐지는 부분이다. 김 위원장의 선대위 개편 발표 전 이 대표와 회동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발 '선대위 개편'에 이 대표가 즉각 화답하지는 않았지만 합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 대표는 "지금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도 가정법으로 대화해선 안 된다"라면서 "많은 고민하는 하루가 될 것"이라고 했다.
"후보도 많은 고민하는 하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에 사실상 자신의 복귀를 포함한 선대위 개편 및 운영 방식에 대한 재검토를 압박한 발언으로 읽힌다.
김 위원장은 '말실수' 경계령도 내렸다.
그는 "조금이라도 국민에게 빈축을 사는 발언들이 나오지 않게 하라"고 했다. 이는 윤 후보는 물론 방송 등에 출연해 선대위와 엇박자를 내고 있는 이 대표를 모두 겨냥한 것이다.
전날에도 김 위원장은 윤 후보의 메시지나 연설문 등을 모두 직접 관리하겠다고 한 바있다. 최근 윤 후보 지지율 하락세가 윤 후보의 '말실수'와 이준석 대표의 발언 등 엇박자로 비치는 당내 갈등에 기인한다고 진단했음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후보 메시지, 정책, 선대위까지 자신이 모두 쥐고 가겠다는 뜻이다.
"제가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다. 제 판단 기준에 의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반드시 후보한테 이야기를 들을 바에는 총괄선대위원장이라는 위치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는거 아니겠나"라고 한 발언에도 이같은 의지가 녹아있다.
이날 신지예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도 직책을 내려놨다.국민의힘에 합류한 지 2주 만이다.
그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늘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에서 사퇴한다. 진보진영에선 저를 변절자라 욕했고, 보수진영에서는 페미니스트라며 환영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퇴 이유로 "윤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온 저에게 더 강한 저항은 국민의힘 내부에 있었다"라면서 "후보가 공식적으로 환영해준 저에게조차 사퇴하라는 종용은 이어졌고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이준석 대표의 조롱도 계속됐다"라며 이 대표에 화살을 돌렸다.
이 대표는 신 전 부위원장의 이같은 주장에 "어떤 경로로도 선대위 관계자나 의사결정권을 가진 인사에게 신 전 수석부위원장의 거취에 의견을 내지 않았다. 선대위를 그만둔 뒤 인적 쇄신에 대해 특정 인물을 언급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그동안 당 내에서는 신 부위원장 영입을 놓고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고 젠더 갈등을 부추겨 20대 남성의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될거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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