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현대차그룹 직원들 '수천명 한자리'에…메타버스 시무식

기사등록 2022/01/03 10:07:34 최종수정 2022/01/03 10:11:22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 임직원들이 3일 신년회를 맞아 한 자리에 모였다. 방역 지침이 한층 강화된 가운데 수천명의 직원들이 한 곳에 모일 수 있었던 것은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 기술 덕에 가능했다.

메타버스는 가상이나 가공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단순 가상현실을 넘어 사회·문화적 활동이나 경제적 활동이 가능한 초월 공간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산업계 전반의 메가트랜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행사가 일상이 되면서 조금이나마 더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신년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하게 됐다"며 "직원 스스로가 보고 싶고 체험하고 싶은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어 몰입감과 자율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새롭게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올해 신년 행사에만 국한하지 않고, 앞으로 대내외 이벤트에서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룹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 2022'에서도 로보틱스 기술과 메타버스와의 결합을 통해 인류사회에 가져올 미래 변화상을 제시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메가트렌드 급부상…현대차 HMG 파크 자체구축

현대차그룹은 임직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신년 행사를 마련하기 위해 '현대차그룹 파크(HMG 파크)'로 명명된 메타버스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구축했다. 메타버스 신기술을 임직원들과 함께 경험하고 공유함으로써 가능성을 현실로 구체화하는 다양한 도전과 시도를 계속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HMG 파크'는 PC나 노트북은 물론 스마트 폰에서도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간단히 구동된다. 공간 구성과 각종 메뉴를 직관적인 형태로 디자인해 메타버스를 처음 접하는 직원들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은 'HMG 파크'에 입장, 자신의 아바타를 생성한 뒤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하고 메타버스에 입장한 여러 직원들과 새해 인사를 나눴다. 광장 형태의 무대 앞에서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신년 메시지 영상을 시청했으며, 가상 전시관에서는 실물과 똑같은 형태의 전시물도 관람했다.

'HMG 파크' 곳곳에는 UAM(도심항공모빌리티), PBV(목적기반모빌리티), 허브(Hub)를 비롯, 그룹의 대표 로봇인 달이(DAL-e), 스팟(Spot), 아틀라스(Atlas) 등 다양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이 배치돼 현대차그룹이 그리는 미래 도시 모습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또 간단한 게임을 통해 획득한 포인트로 의상이나 신발을 구입, 자신의 아바타를 꾸미는 등 다양한 즐길 거리와 재미 요소도 만끽했다.

◆정의선 회장 "코로나19 속 안전하고 건강하게 새해 맞길"

'HMG 파크'는 5개의 구역으로 구성됐다. 5개 구역은 ▲새해 메시지와 유명 석학의 특강을 시청할 수 있는 '라이브 스테이션' ▲정주영 선대회장의 20주기 사진전과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브랜드 콘텐츠를 관람하는 '브랜드 컨벤션' ▲주요 글로벌 사업장의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HMG 허브' ▲현대차그룹의 수소비전을 체험하는 '하이드로젠 비전홀' ▲각종 미니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존' 등이다.


정의선 회장은 라이브스테이션에서 진행된 시무식에서 신년 메시지를 통해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여러모로 불편함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임직원 여러분과 건강하고 안전하게 새해를 맞으면 좋겠다"며 "올해는 여러 상황들을 고려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를 만들자"는 새해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어진 특강에서는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와튼 스쿨의 애덤 그랜트 조직심리학 교수가 '다시 생각하는 힘'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와튼 스쿨 최연소 종신교수로 임용된 애덤 그랜트 교수는 7년 연속 '최우수 강의상'을 수상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랜트 교수는 격변의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다시 생각하기'의 힘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랜트 교수는 '다시 생각하기'는 과학자처럼 사고하는 방식이다. 자기가 가진 믿음이나 관행에 대해 의심하고,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통해 유연한 사고를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서로 솔직하게 어려움과 문제에 대해 도움을 구하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대차그룹이 '다시 생각하기'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변화를 선도하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브랜드 컨벤션은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의 외관 디자인을 그대로 구현한 것이 특징으로, 그룹의 헤리티지와 브랜드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관람하고 체험하는 공간이다. 헤리티지 홀, 지속가능 홀, 그룹 스포츠단 영상관, N 브랜드 라운지로 구성돼 있다.


헤리티지 홀에서는 정주영 선대회장의 20주기 사진전을 비롯해 정몽구 명예회장의 철학과 경영활동 등을 담은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추모 사진전 당시 전시됐던 아산의 집무실과 흉상, 그리고 포니, 콘셉트카 '45' 등을 3D로 재현, 굳센 의지로 끊임없이 도전했던 정주영 선대회장의 정신을 그룹 임직원들이 역동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룹 스포츠단 영상관에서는 그동안 많은 격려를 받아왔던 그룹 스포츠단 선수들이 새해를 맞아 현대차그룹 임직원의 힘찬 시작을 응원하는 메시지들을 들을 수 있다. N 브랜드 라운지에서는 현대차의 고성능 비전을 담은 콘셉트카 '비전 GT(Vision GT)'가 전시되며, N 브랜드 역사와 현대차 월드랠리팀의 활약상이 상영된다. 또 현대차 월드랠리카를 타고 WRC 코스를 달리는 레이싱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전세계 직원들 인사 나누며 교류…다채로운 게임도

HMG 허브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연결하는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인 '허브(Hub)'를 구현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현대차그룹 직원들은 전 세계 주요 사업장을 가상 방문해 글로벌 임직원과 새해 인사를 나눌 수 있다. 아바타가 HMG 허브에 입장, 방문을 원하는 글로벌 사업장을 선택하면 UAM 이륙 영상이 펼쳐지고, 이어 해당 지역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현대차그룹 임직원의 새해 인사 영상을 접하게 된다. 실시간 e-방명록을 통해 해당 지역 직원들에게 보내는 새해 메시지도 남길 수 있다. 해외 임직원들 역시 같은 방식으로 한국 임직원들에게 새해 메시지를 등록할 수 있다.


하이드로젠 비전홀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수소사업 비전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모빌리티를 관람하고 체험한다. 지난해 9월 킨텍스에서 열린 '하이드로젠 웨이브'의 전시 공간을 구현했다. 당시 전시됐던 트레일러 드론, 레스큐 드론, 수소트램, 이동형 수소충전소 등을 살펴볼 수 있으며, 현대차그룹의 수소 생태계 구축 방향성을 담은 영상도 시청 가능하다.

'HMG 파크' 내 게임존에서는 다채로운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단체 게임인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비롯해 '가위바위보', '짝 맞추기', '틀린 그림 찾기' 등 게임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이  외에도 웨어러블 로봇 가상 착용 체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인간형 로봇인 '아틀라스'와 춤추기 등 다양한 흥미 요소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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