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녀 "나쁜 것들! 다 물럿거라!…소박하고 근사한 어른 되고 싶어" [임인년-호랑이띠 명사 새해 포부]

기사등록 2022/01/01 04:08:00
[서울=뉴시스]배우이자 국악인 김성녀. (사진=김성녀 제공) 2022.01.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 범 내려 온다 범이 내려온다 ♫

판소리 수궁가 중 범타령은 요 몇 년 사이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으며 대한민국을 홍보하는 곡으로도 불리어졌다.
그리고 진짜 범이 내려왔다.

범띠인 나로서는 용맹스럽고 진취적이며 속임수를 싫어하고 모든 일을 정직하게 열정으로 임하는 호랑이의 위상이 괜히 반갑고 든든하다.
 
12년 주기로 벌써 6바퀴를 돌았으니 그 긴 세월 동안 무탈하게 버텨 온 내가 가상하기도 하다.

나의 삶은 거의 무대에서 이루어졌고 작품을 통해서 삶의 지혜를 배웠다. 청춘을 바친 '마당놀이'는 관객들의 추임새로 힘을 얻었고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나의 대표작인 '벽속의 요정'에서는 힘든 삶을 이겨내고자 몸부림치며 "살아있다는 건 아름답다"고 외치는 긍정과 희망의 힘이 마력으로 다가왔다.

부상을 입으며 투혼했던 '파우스트'는 여배우의 한계에 도전한 용기가 자랑스러웠고, 열정과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것들로 인해 겸손을 선물 받았다. 이렇게 얻은 나의 자산들은 앞으로 남은 생에서 나를 단단히 받쳐줄 버팀목이 될 것이다.

이제 범의 해를 맞이하여 나의 소망을 풀어본다. 최근 2년 동안 우리의 일상을 빼앗아간 팬데믹 속에서 많이 지치고 짜증도 나지만, 긍정과 희망으로 이겨내고 싶다.

서로 등지고 헐뜯고 질시하는 요즘 세태가 좀 질리지만, 추임새로 기운을 북돋고 마음을 여는 소통의 길로 가고 싶다. 언젠가는 끝날 고통의 시간들을 지혜롭게 기다리며 몸과 마음을 잘 다스려 소박하고 멋진 당당하고 근사한 어른이 되고 싶다.

그리고 새해 인사는 흑호의 힘을 빌려 포효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싶다.

"나쁜 것들! 다 물럿거라! 어흥~~~"

▲1950년 출생 ▲1976년 극단 민예의 '한네의 승천' 데뷔 ▲1978년 국립창극단 입단 ▲1981년 국립극단 입단 ▲1986년 극단 미추 입단 및 백상예술대상 연기상 ▲1991년·1992년 서울연극제 여자연기상 ▲1996년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 ▲2000년 중앙대 국악대학 교수 ▲2005년 올해의 예술상·동아연극상 연기상 ▲2007년 중앙대 국악대학 학장·국악교육대학원장 ▲2010년 제20회 이해랑연극상 ▲2012~2019년 국립창극단 예술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