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4·16연대 등 기자회견
"文정부 규탄...朴 사면 철회하라"
"사면, 민주주의 대한 도전 의미"
온라인에서도 찬반 공방 뜨거워
[서울=뉴시스] 신재현 박민기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신년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어 석방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과 전국민중행동 등 단체들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가 지금이라도 박 전 대통령의 사면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2016년 우리 국민들이 들었던 촛불은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운 민주주의 혁명이었다"며 "그 결과 박근혜가 탄핵되어 죗값을 치르기 위해 감옥에 갇혔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자기 마음대로 사면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 통합을 얘기하면서 박근혜의 석방을 이야기하는 건 적폐 세력과 통합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1700만 촛불 시민들의 절절한 의지가 모여서 국정농단과 헌정 유린을 자행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감옥으로 보낸 것"이라며 "그런데 촛불 시민들과 그 어떤 소통도 않고 주권자인 국민 의사를 수렴하지도 않고 무슨 자격으로 박근혜를 특별사면한다는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9명은 "촛불 정신을 배반한 문재인을 규탄한다" 등을 구호로 외쳤다. 단체들에 따르면 이날 1004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뜻을 모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이날 오전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 연대 등 세월호 유가족 단체들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이번 사면은 세월호 참사 이후 헌정질서 파괴와 국정농단을 거듭 자행한 박근혜에 분노한 시민의 힘으로 탄핵하고 구속시킴으로써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촛불시민의 염원을 짓밟은 촛불 배반"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의 책임에 대해 국가수반인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없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단행된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두고 열띤 공방이 이어졌다.
박 전 대통령 사면에 찬성 입장을 보인 네티즌들은 "특별사면은 대통령 권한으로 정치적 고려 등은 당연한 것이니 이것을 문제 삼으면 안 된다",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긴 만큼 사면은 당연한 것", "사람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른 만큼 정답이 없는 문제다", "저도 촛불 들었는데 너무 후회가 된다. 멀쩡한 사람을 약 5년 동안 가둬 놓는 것이 말이 되느냐" 등의 입장을 밝혔다.
반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네티즌들은 "문재인 정부는 결국 촛불정신과 수많은 시민들의 뜻을 져버리고 스스로 역사적 퇴행의 길을 선택한 것", "도대체 박근혜의 사면이 민생 안정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정부의 무능력함을 감추고 표를 얻기 위한 독단적인 사면" 등의 반응들을 보였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의 뇌물수수 등 혐의로 지난 2017년 3월31일 구속됐다. 이번 특별 사면으로 오는 31일 0시 기준으로 4년9개월 만에 자유의 몸이 된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22일부터 서울삼성병원에 입원해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는 만큼 오는 31일 병원에서 출소 절차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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