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1시25분 방송, 알콜릭을 둘러싼 부부의 사랑과 이별
이웅희 PD "많은 분들이 작품 보면서 힘든 시간 이겨냈으면"
[서울=뉴시스]안소윤 인턴 기자 = 배우 문근영, 조한선, 강상준이 올해 KBS 단막극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다.
24일 진행된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1-기억의 해각' 온라인 간담회에는 배우 문근영, 조한선, 강상준과 이웅희 PD가 참석했다.
'드라마 스페셜 2021-기억의 해각'은 알콜릭(알콜중독)이던 남편 정석영(조한선)을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던 아내 오은수(문근영)가 도리어 알콜릭이 돼 상처 속을 헤매다 미지의 소년(강상준)을 만나 남편에 대한 사랑, 그 지독한 감정과 이별하는 법을 배워가는 이야기다.
문근영은 지난 2019년 종영한 tvN 드라마 '유령을 잡아라'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그는 "처음 대본 읽었을 때, 저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됐고 다 읽고 났을때 이미 엉엉 울고 있었다"면서 "제가 잘 이해하고 표현해서 시청자분들도 똑같이 이 감정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참여 계기를 밝혔다.
이어 "감정의 기복이 매우 큰 역할이기 때문에 촬영 전에는 걱정도 하고 긴장도 많이 했었다. 짧은 촬영임에도 불구하고 스태프분들과 배우분들이 너무 좋은 에너지를 주셔서 점점 가까워지고 연기를 하기 편해졌다"고 전했다.
'드라마 스페셜' 시리즈에 첫 도전한 조한선은 "시적인 대사들이 좋았고, 고통 속에서 아픔과 욕망이 보인 대본이었다. 희노애락이 들어 있어서 힘들지만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수의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 섰던 강상준은 '기억의 해각'이 방송 데뷔작이다. 이에 "저는 열심히 오디션을 보러다니는 신인 배우이기 때문에 (저를) 선택해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저한테 따뜻하고 큰 행복을 만들어주셔서 앞으로 활동하면서 첫 작품에 대한 의미가 더 풍성해질 것 같다. 오늘 본 방송을 시청하면서 이 멋진 의미를 되새기고 싶다"며 웃었다.
신비로운 미지의 소년 '해각' 역을 맡은 그는 "감독님께서 요구하신 소년미와 엉뚱함, 발랄함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이 친구가 음악을 사랑하고 또 뒤에 석영 이야기를 봤을 때 얼마나 순수한 감정을 가졌는지 보여주고 싶어서 기타를 달고 살았다. 제가 촬영 당시 록 뮤지컬을 병행했는데 '난 록커고 밴드 음악을 사랑한다'는 말이 의식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잘 전달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웅희 PD는 '알콜릭'을 소재로 남은 것에 대해 "누구나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인생의 슬럼프일 때,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반복하게 되는 경험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며 "'술' 자체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특히 은수 석영이는 평범한 사람이지 않나. 단순히 '술'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알콜 중독'으로 빠지게 만든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춘 문근영과 조한선은 감정선이 도드라지는 부부 연기를 선보인다. 먼저 문근영은 "저는 그냥 오빠 눈을 보면 자연스럽게 '은수'가 되어버린다. 나중에는 오빠를 부를 때도 '여보'라고 부르는 게 익숙하더라. 오빠를 보면서 은수가 되어 연기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조한선 역시 "저도 근영 씨하고 이번에 처음 작품을 해보는데, 왜 문근영이라는 배우 앞에 '연기'라는 수식어가 달라붙는지 느낄 수 있었다. 촬영 끝나고 '석영이 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문자를 보냈다. (문근영 씨가) 우리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고 극찬했다.
이웅희 PD는 "작가님도 대본을 쓰면서 의도하신 게 분명 있을 것이고 배우분들도 보여주시고 싶은 것들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모두 한계를 느끼고 쉽게 슬퍼하고 힘들어한다. 만약 누군가가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다. 그런 시기가 잘 지나갈 수 있도록 은수를 보면서 힘내셨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드라마 스페셜 2021-기억의 해각' 이날 오후 11시 2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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