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참배 못하고 돌아선 尹…"이세종 열사, 친구같은 느낌"(종합)

기사등록 2021/12/22 18:09:54

추모비 대신 표지석에 국화꽃 놓고 묵념

"같은 79학번…내 친구의 친구 아니었을까"

"5·18, 자유 민주주의 지키기 위한 항쟁"

[전주=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전북 전주 덕진구 전북대학교에서 전북대 민주동문회 회원 등에게 이세종 열사 추모비 참배를 저지 당하고 있다. 2021.12.22. photo1006@newsis.com


[서울·전주=뉴시스] 양소리 권지원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전두환 정권 옹호' 발언의 파장은 여전히 호남에서 진행 중이다. 그는 22일 5·18 민주화 운동의 첫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의 추모비를 찾았으나 민주화 단체의 거센 반대로 짧은 묵념을 한 채 돌아서야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전라북도 전주 전북대학교에 있는 이 열사의 추모비를 방문했다. 추모비는 이 열사가 사망한 채로 발견된 전북대 제1학생회관과 20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있다.

윤 후보가 이 곳을 찾았을 땐 이미 전북 5·18 구속부상자회, 전북대 민주동문회 등이 모여 윤 후보의 추모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전두환 학살 옹호하는 윤석열, 5·18 영령은 거부한다' '전두환 찬양하는 윤석열이 이세종 열사 참배 웬말이냐'라고 쓰인 피켓 등을 들고 윤 후보를 향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윤 후보의 지지자들은 "김정은 만세, 김여정 만세"라고 외치며 시위대를 조롱했다. 5·18 민주화 운동에 북한이 개입돼 있다는 주장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윤 후보는 이들의 거센 반대로 추모비 대신 표지석에 국화꽃을 놓고 짧은 묵념을 한 뒤 자리를 옮겼다.

이후 전북대학교 인문대학에서 대학생들과 만난 그는 "이 열사 묘석은 반대하는 분들이 있어서 제가 참배를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돌아가신 장소를 봤는데 79년 3월2일 입학으로 돼 있는데 저와 같은 학번, 같은 나이더군요"라고 했다.

윤 후보는 "41년 전 그 상황이 눈에 선하다"며 "학생회관에서 농성을 하다가 군이들일 닥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 열사가) 5·18 항쟁의 첫 번째 희생자였다는 것은 저도 전북대에 오면서 알았다. 저는 광주에서 첫 희생자가 발생한 줄 알았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저도 전주 친구들이 많았는데 아마 내 친구들과 친구가 아니었을까 싶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윤 후보는 또 5·18 민주화 운동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항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후 '이 열사를 추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취재진의 말에 "물리적으로 충돌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 분(이 열사)이 저와 똑같은 79학번이었다. 5·18 때 저도 대학교 2학년이었는데 그 분도 대학교 2학년이다"며 "친구와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전주=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전북 전주 덕진구 전북대학교를 방문해 5·18 민주화운동 최초 희생자로 알려진 이세종 열사 표지석에 헌화하고 있다. 2021.12.22.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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