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고(故) 이환희 출판편집자 1주기 기념 에세이 '들어 봐, 우릴 위해 만든 노래야'(후마니타스)가 출간됐다.
이 책은 고인이 남긴 생의 기록과 2020년 11월 세상을 떠난 후 100일간 글을 쓴 고인의 반려인 이지은 출판편집자의 애도 일기가 교차 편집돼 있다
만 35세에 떠난 고인이 이십 대부터 남긴 글 분량은 원고지 6661매다. 고인이 남긴 글 조각들을 모은 이지은은 이 글들을 탐독하면서 고인이 좋아하던 노래를 듣거나 감응하던 영화를 보며 그의 생각과 꿈을 되돌아본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이 친구, 연인, 반려인으로 함께한 6년여 시간이나 뇌종양이 발병해 눈 감기까지인 6개월여 시간뿐 아니라, 서로 알지 못하던 과거와 각자만 아는 시간까지 다다른다.
이지은은 SNS에 공개적으로 글을 쓰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 그리움, 회한, 분노를 쏟아 내면서 자기만의 애도를 이어 나간다.
이 책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상실 속에서 떠난 이를 애써 잊으려거나 그의 부재를 부정하기보다 되레 깊이 알고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애도의 과정이 담겼다.
이환희는 '다가오는 말들',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해', '쫓겨난 사람들',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고통', '환대받을 권리, 환대할 용기', '저항 주식회사' 등 인문, 사회과학 분야의 단행본들을 엮은 편집자다.
7년 차 출판편집자, 정치적 삶을 실천하려 노력했던 생활정치인, 가수 윤종신 공식 팬클럽 '공존'에서 10여 년간 활동한 '종신총무', 두 마리 고양이의 집사, 같은 직업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지은의 반려인으로 작은 몸에 큰 이상을 담고 살던 그는 만 35세에 뇌종양으로 투병하다 2020년 11월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좋은 편집자', '좋은 사람'이란 말로 압축되지 않는 그의 생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이제는 들을 수 없는 그의 목소리, 그가 품었던 이야기를 전하고자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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