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SK텔레콤과의 인적분할을 통해 새로 상장한 SK스퀘어가 3거래일 연속 급락하면서 주주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상장 이후 주가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과 달리 부진한 행보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SK스퀘어가 중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연말을 맞이해 SK스퀘어 보다 배당 기대수익이 높은 SK텔레콤으로 자금이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스퀘어는 5300원(7.79%) 내린 6만2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9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시가총액도 상장 첫날 10조7515억원에서 현재 8조8700억원으로 2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SK스퀘어는 SK텔레콤에서 떨어져 나온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사업 지주사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ADT캡스, 11번가, 원스토어, 드림어스컴퍼니, 콘텐츠웨이브, 티맵모빌리티, 인크로스, 나노엔텍, SKT CS T1 등 그동안 SK텔레콤이 성장시켰던 다양한 ICT분야의 자회사들을 중심으로 한 투자형 지주사를 표방한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SK스퀘어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SK텔레콤보다 높을 것으로 점쳐졌다. 분할 직전인 옛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은 22조3000억원으로 분할 비율대로라면 SK스퀘어 시총은 8조7000억원 수준을 기록해야 하지만 여러 요소를 고려할 때 시총이 12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SK스퀘어가 현재 시총 85조원 수준인 SK하이닉스 지분 20% 가량을 보유 중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키웠다. 또 원스토어를 포함해 SK쉴더스(전 ADT캡스)·웨이브·11번가·티맵 등 자회사들이 기업공개(IPO)를 예정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분할 상장 첫날 SK스퀘어의 주가는 7% 넘게 내렸고 이튿날에도 10% 이상 급락했다. 시초가(8만2000원) 대비 수익률은 현재 마이너스(-) 23.5%로 분할 기준가인 6만1900원을 간신히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SK스퀘어의 주가가 현재 부진하지만 투자형 지주사로서 IPO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스퀘어는 그동안 SK텔레콤이 성장시켰던 비통신 사업을 IPO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시킴과 동시에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며 "SK하이닉스를 비롯해 SK쉴더스, 11번가, 원스토어, 드림어스컴퍼니, 콘텐츠웨이브, 티맵모빌리티, 인크로스, 나노엔텍 등 보유 자산의 가치를 24조원으로 예상하며, 지주회사 순자산가치(NAV) 대비 50% 할인을 적용하더라도 전체 기업가치는 12조원 이상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다만 상장 초기에는 SK스퀘어의 기업가치에서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SK하이닉스 주가에 연동될 수 있고, 분할 전 SK텔레콤 주주 중 배당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투자자의 경우에는 SK스퀘어에 대한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며 "또 분할 전 SK텔레콤 ADR(미국주식예탁증서) 투자자들의 SK스퀘어 전환 물량 중 일부가 시장에 출회하는 등의 이슈로 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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