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문제, 미국과 달리 우린 국민 목숨 걸려"
"北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우리로선 아주 아쉬워"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5일 대북정책과 관련, "현재 상태로만 평가한다면 나는 현재의 유화적 방식의 정책이 강경한 대결정책 또는 제재정책보다는 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유화적인 대북기조를 이어갈 것이냐'는 미국 'ABC뉴스' 질문에 "앞으로도 유화적 정책이 더 유용할지 또는 강경정책이 더 유용할지는 전개되는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똑같은 상황을 놓고서도 보는 입장과 거리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다"며 "멀리 떨어져있는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 문제는 세계 군사안보전략상 한 부분이고 대상에 불과하지만, 한반도에 살아가는 우리 8000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미래와 목숨이 달린 일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좋아하는 얘기 중에 오래전부터 내려온 것"이라며 "첫째 싸워서 이기는 게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게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그리고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보다 더 훌륭한 상지상책(上之上策)은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한반도 정책에서의 가장 핵심적인 목표는 다시 이 땅에서 수백만명이 사망하고 우리가 이뤄온 모든 것을 파괴하는 전쟁을 막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전쟁 상태를 끝내고 대결의 시대를 넘어서서 평화롭게 공전하고 나아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관계로 발전해 함께 공동번영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강경책이 반드시 옳은 것도 아니고 유화책이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다. 필요하면 당근을 쓸 수도, 채찍을 쓸 수도 있고 두 가지를 동시에 쓸 수도 있다"면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통해서 실제로 우리 한반도에 상당한 정도의 안정을 가져왔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제재와 압박이라고 하는 강경정책이 서방국가들이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만들어 내왔느냐는 점에 있어서는 나는 100% 확실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지난해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대해선 "당연히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이고 우리로서는 아주 아쉬운 일임에 분명하다"며 "남북간에 합의된 내용들을 최대한 지키려고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이익을 보기 위해선 상대에게도 이익이 부여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며 "앞으로도 우리가 합의된 것들은 지켜내고 잘못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지적하고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쌍방에 모두 이익이 되는 길을 찾아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많은 노력을 쏟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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