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2009 작고 미술인' 39명 조명
작품 자료 화집 등 200여점 전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잊혀진 미술인들을 소환한 전시가 열린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다시 내딛다 : 2005-2009 작고미술인'전을 열었다. 작고 미술인 회고와 정리를 목적으로 박물관이 시작한 ‘작고 미술인 반추’ 시리즈중 두 번째다.
이번 전시는 2005년부터 2009년 사이 작고한 미술인을 모았다. 박물관에서 조사한 해당 전문 미술인은 약 150인으로 이 중 32인(21%)만이 전시가 개최되거나 단행본이 발간됐다.
김달진 관장은 "이들을 제외한 인물은 비록 생전에 전문 미술인으로서 활동하였다고는 하나 이제는 사회의 기억 속에서 잊혀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작고 후 10~15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까지 별도의 회고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작품과 자료, 관련 기억까지도 많은 부분 유실됐다.
이는 미래사회의 문화유산이 될 수 있는 작품과 작가에 대한 기억이 소실되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미술계의 다양성 결여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김달진 관장은 "작고 작가의 소외현상은 향후 한국미술사의 서사 구조를 약화 또는 왜곡시키는 결과로 연결될 수 있다"며 "박물관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대안 제시를 위해 전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작고 작가 미술인의 ‘자료 수집 공고문’을 온·오프라인상에 게재, 이론가들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선보였다.
한국화가 한풍렬, 서양화가 이존수, 정건모, 황염수, 조각가 유영교, 설치작가 육태진, 미술사가 신방흔, 언론인 이규일 등 작고 미술인 39명을 선별하여 조명한다.
전시에는 ▲'잘 팔리는 작품'의 작가라는 오명 아닌 오명을 가졌던 조각가 유영교(1946-2006)의 드로잉 수첩(1995)과, ▲추상미술로 활동을 시작하였으나 아카데믹 풍경화를 고집하던 김서봉(1930-2005)의 작품과자료, ▲강렬한 색감으로 유명했던 윤재우(1917-2005)의 당시 최신의 미술개론서인 '근대회화사'(1958), ▲'장미의 화가'라 불리운 황염수(1917-2008)의 1회 개인전 자료(1953), ▲한국의 토속적인 소재를 기반으로 샤머니즘적 열망을 어우른 조형세계를 보여준 이존수(1944-2008)의 작품과 자료 등이 소개된다.
이외에도 ▲대전을 주 활동무대로 삼은 육태진(1961-2008), ▲부산의 형상미술을 주도한 정진윤(1954-2007), ▲대구에서 활동을 이어간 이향미(1948-2007)와 같이 지역화단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가와 ▲한국의 1세대 미술기자 이규일(1939-2007), ▲미술사학자 신방흔(1957-2008)의 생전 열정도 되살렸다.
김달진 박물관장은 “이번 전시가 한국근현대미술사 연구에서 잊혀져 가는 작가들의 기초자료를 제공할뿐 아니라 창작자와 연구자, 대중에게 삶에 대한 통찰과 예술적 영감을 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시대를 풍미했던 39인의 작품과 화집, 팸플릿, 사진 등 200여 점이 전시됐다. 2022년 2월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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