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한국 천주교회사, 기쁨과 희망의 여정'(눌민)에는 조선 후기부터 지금까지 240여년간 이어져온 한국 천주교회사가 담겼다.
저자인 종교사회학자 김선필씨는 천주교회와 교회사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극복하고 새롭게 해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 천주교회는 억압과 차별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조선 후기의 종교운동으로 비쳐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문화와 전통을 무시하고 외세를 끌어들이는 '매국노'로 비쳐지기도 했다. 일본 제국주의와 독재 권력의 편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독립 운동과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 있기도 했다.
한국 천주교회사를 이해하려면 '시간'이란 조건을 고려해 당시의 관점을 이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대표적인 예가 '황사영 백서 사건'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민족사적 관점으로는 외세를 끌어들여 민족을 패망의 위기에 빠뜨리려는 '배신자'나 '매국노'로 이해될 수밖에 없지만, 당시 천주교도의 입장에서는 극심한 박해 속에서 자신의 생명은 물론이고 교회를 건지려는 자구책으로 이해될 수 있는 사건인 것이다.
한국 천주교회사를 통해 조선 후기부터 지금까지 일반 민중들의 일상사도 엿볼 수 있다. 조선 후기의 다블뤼 주교는 양반 행세를 하는 등 양반 문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정부의 검문을 피해 다녔는데, 그가 작성한 편지를 보면 주막을 이용할 때에 사람들을 쫓아내고 방을 독차지해도 아무도 항의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를 보면 조선 후기의 양반들이 일반 서민들을 어떻게 대하며 살았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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