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몇몇 대선 후보들, 성별로 갈라치고 안티 페미니즘 선동"

기사등록 2021/11/18 23:56:52 최종수정 2021/11/18 23:59:41

"여성을 유권자로 인식하지 않는 느낌…우리가 뭉쳐야"

"제 인생 자체가 페미니즘…비동의 강간죄 반드시 제정"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서대문구 유플렉스에서 열린 '20대 여성, 우울 너머로 가보자고' 토크 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18일 "요즘 몇몇 대통령 후보들께서 2030을 성별로 갈라치고, 2030 남성들 표를 얻으려고 무진장 애를 쓴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심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20대 여성, 우울 너머로 가보자고!' 토크콘서트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 분들에게는 여성이 유권자의 한 유형으로 인식돼 있지 않다는 느낌 같은 것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안티페미니즘을 선동해서, 거기에 편승해서 포퓰리즘으로 이번 대선에 임하는 분들에게 단호하게 우리 세상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2030 여성들도 충분히 뭉쳐 있고 뭉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그 분들은 아직 이해하지 못 하고 있다"며 "우리가 '페미니즘은 차별주의와 여성우월주의가 아니다'고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실 2030은 이미 그런 힘을 많이 보여줬다. 강남역에서도 혜화역에서도 모였다"며 "우리가 뭉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그런 선거로 만들어보려고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30 남성 표심 공략에 나선 양당 대선 후보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최근 페미니즘 정책 때문에 민주당 지지를 철회했다는 남초 커뮤니티의 글을 SNS에 공유했고, 윤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성폭력특별법에 무고 조항을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심 후보는 이번 대선 공약으로 비동의 강간죄 제도화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통계로 봐도 데이트폭력이 5년 간 5만건이고, 그 중 272명 정도는 그것으로 인해서 죽음으로 이르는 상황이 됐는데도 구속되는 건 4% 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동의하느냐가 성폭력의 기준이 돼야 하는데 사인 간 관계에서도, 수사 과정에서도 얼마나 피해자답게 했냐는 기준이 작용한다"며 "이런 것이 방치되고서는 성폭력을 근본적으로 근절할 수 있겠냐는 문제의식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비동의 강간죄가 반드시 제정되도록 노력할 것이고, 그것은 성폭력 근절을 위한 우리 사회의 원칙을 세우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심상정에게 페미니즘이란'이라는 질문을 받자 "제 인생 자체가 페미니즘 같다"며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인생에서 아주 중대한 결정을 할 때마다 최종적으로 남아있는 질문이 바로 제가 여성이라는 것이었다. 노동운동을 할 때도, 결혼할 때도, 애 엄마가 됐을 때도, 정치를 시작했을 때도 그랬다"며 "그 결단을 이렇게 이어서 오늘의 제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크쇼는 여성 우울증의 원인 진단과 대책 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마련됐다. 심 후보는 행사에서 2030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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