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인어' 매너티, 美 플로리다서 떼죽음…멸종 위기 가속

기사등록 2021/11/18 17:30:50

해양오염으로 먹이 부족…올해만 1003마리 폐사

[플로리다(미국)=AP/뉴시스] 2017년 12월11일 미국 플로리다 오렌지시티 블루스프링스테이트 공원에서 매너티가 수영을 하고 있다. 2021.05.31.

[서울=뉴시스]이진경 인턴 기자 = 바다의 인어로 불리는 포유동물 매너티가 미국 플로리다 연안에서 떼죽음을 당했다고 17일(현지시간) 미국 ABC가 보도했다.

플로리다 어류및야생동물보호위원회(FWC)에 따르면 올해에만 1003마리의 매너티가 죽었다. 적조현상으로 매너티의 먹이가 되는 해조류 개체 수가 급감한 것이 원인이다.

'바다 소, 바다 인어'라고도 불리는 매너티는 듀공과 같은 바다소목과에 속하는 포유류다. 수면에서 새끼를 안고 젖을 먹이는 습성 때문에 과거 항해 중인 콜럼버스와 선원들에게 인어로 오해 받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덩치가 크고 느리게 움직여 매년 배에 치여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보고되며, 개체 수 감소의 주된 원인은 해양오염인 것으로 나타났다.

번식이 느린 점 역시 멸종 위기에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매너티보호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매너티는 생후 5년부터 번식이 가능한 성체가 되며, 대개 2년에서 5년 주기로 한 마리씩의 새끼만 낳는다.

플로리다는 1966년부터 매너티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으며, 2017년에는 위기 단계를 격상했다. 야생동물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약 7500마리의 매너티가 플로리다에 서식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겨울을 맞아 해양생물들이 난류 수역에 모여들면 해조류의 식생이 더 빈약해질 것으로 예상돼 매너티의 개체 수에 추가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너티 보호를 담당하는 플로리다 기관 중 하나인 탬파동물원은 현재 매너티가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해양생태계 복구 지원 예산 700만 달러 추가 승인을 의회에 촉구하고 있다. 의회는 지난해 800만 달러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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