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개발이익환수3법 추가 상정 요구하며 의사일정 변경 시도
野, 내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우선 심사 주장하며 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개발이익환수 3법으로 명명한 개발이익환수법, 도시개발법, 주택법 개정안을 긴급히 추가 상정할 것을 주장한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당초 예정대로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심사를 우선할 것을 주장하면서 파행을 겪은 것이다.
국회 국토위는 이날 오전 2022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처리를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다가 고성이 오가는 여야 공방 끝에 회의 시작 1시간도 안 된 채 정회됐다.
민주당은 의사일정 변경안을 내고 전날 국토위 여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발이익환수 3법을 추가 상정할 것을 요구했다.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은 현재 20~25% 수준인 개발부담금을 계획입지는 40%, 개별입지는 50%로 상향조정하는 게 골자이며 도시개발법 개정안은 민관 합동 SPC 사업의 민간 이익 총사업비의 1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주택법 개정안은 공공 SPC가 조성하는 택지도 공공택지로 구분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가능토록 했다.
조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회법 제77조에 의하면 의사일정 변경 동의에 대해서는 표결을 한다고 돼 있다. 이 동의에 대해서는 즉각 표결한다는 취지"라며 예산안 등의 심사에 앞서 개발이익환수 3법의 추가 상정을 담은 의사일정 변경안을 우선 표결처리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발의 하루만에 속전속결로 법안 심사에 나서려는 민주당에 제동을 걸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어제 발의한 법안을 상정시키는 게 말이 되냐. 숙려기간도 필요할 것이고 여야 간의 협의도 필요할 것"이라며 "특정한 법안을 목적을 갖고 하면 나중에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 하나 처리 잘못하면 온나라가 부동산 구렁텅이에 빠지게 돼 있다. 지금 우리가 임대차보호 3법 일방적으로 처리한 결과 대한민국을 전세 지옥으로 만든 것을 경험하고 있지 않냐"며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것도 그 과정을 특검을 통해서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나서 법안이 심사되고 다뤄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의원도 "지금 여당에서 상정하고자 하는 법안들은 국민 실생활에 엄청나게 영향이 큰 법안으로 보여진다. 그러면 충분한 검토시간이 필요하다"며 "법안의 내용이 어떻게 돼 있는지 야당 의원들은 알지도 못한다. 지금 국토부 총지출 규모가 무려 61조 가까이 되는데 예산을 제대로 심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은혜 의원은 "선거가 급하지만 그렇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꿸 수는 없다"며 "법안 심사 오늘 확정 안하면 예산안 심사는 못하는 것이냐. 그러면 그토록 (여당이) 비판했던 예산정쟁과 무엇이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 김교흥 의원은 "국정감사 내내 개발사업 초과이익을 갖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얼마나 목소리를 외쳤냐"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런 식으로 국토위를 운영해서는 안 된다. 여러분들도 국감 때 주장했던 것이니 이 법안을 처리하자"고 맞섰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개발이익 환수해서 국민에게 환원시켜야 된다고 얘기하던 국민의힘에서 태도가 돌변한 것이 저는 양평에 처가가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고 보도된 윤석열 대선후보가 선출되더니 국민의힘이 마음이 바뀐 것이 아닌가, 그런 지시가 내려지지 않았나 의구심을 당연히 가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여야가 의사진행 발언에서 공방을 주고받는 가운데 고성이 오갔고 국민의힘 소속인 이헌승 국토위원장은 결국 정회를 선포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법안을 상정하면서 여야 간사 간에 협의하면서 상정했는데 서로 합의가 안 된 부분을 의사일정변경의 건을 통해서 법안을 상정하자는 것은 위원장으로서 동의할 수 없다"며 "여기에 대해서는 여야 간사가 협의를 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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