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디시' 글 공유 李 직격…"반페미니즘 기수 자처"

기사등록 2021/11/11 11:40:00 최종수정 2021/11/11 11:42:04

"지도자 되겠다며 화해 아닌 갈등 조장"

"여성혐오관 뚜렷해져…尹과 뭉친 모양"

"洪 지지했던 청년 남성 구애하는 경쟁"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드코로나 시대, 백신 피해자들과 함께 나아가기' 증언대회 및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1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이재명 후보는 '광기의 페미니즘을 멈춰야 한다'는 글을 공유하질 않나, 관훈토론회에서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자면서 그 이유로 '여성 (글)자가 들어가니까'라는 황당한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같이 주장하며 "이 후보의 청년 속에 '여성'의 자리는 없는 것인지, 우리 국민들이 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페미니스트 대통령 되겠다'는 말이 당연한 상식이던 대선이 불과 5년 전이었다"며 "거대 양당 후보들이 얄팍한 젠더의식으로 반페미니즘의 기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면서 화해가 아닌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페미니즘은 편 가르기가 아니다. 젠더로 인해 차별받는 모든 존재를 끌어안고, 우리 모두가 태어난 모습 그대로 자기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제가 거듭 말씀드린 '공존의 대한민국' 속에는 여성, 남성, 그리고 모든 성소수자들이 차별 없이 당당하게 함께 살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11. photo@newsis.com

정의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이 후보가 '반페미니즘' 행보로 표를 얻으려 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배진교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회의에서 서면을 통해 "이 후보의 여성혐오관이 날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차별금지법 반대 입장도 나란하더니 여성혐오 앞에 뭉친 모양새도 사이가 좋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이 후보는 지난 8일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2030 남성들이 홍준표 의원을 지지한 이유'를 분석한 글을 공유했다고 한다"며 "글의 요지는 2030 남자들이 각종 페미 정책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에 실망했으니,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페미 우선적인 정책과 차별화를 이룬다면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 후보가 동의해서 공유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여성 정책이 부분적으로 갈등, 비효율, 문제를 야기한다는 발언으로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수많은 감언이설로 성평등을 지향한다고 말한들, 정작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는 시발점이 될 차별금지법 제정에 난색을 보이니 그 누가 후보님이 성평등을 바라신다고 생각하겠나"라고 되물었다.
  
강민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반페미니즘' 행보로 표를 얻겠다는 이 후보, 포지션 명확히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해야 할까"라며 "'페미니스트 대통령 되겠다' 해놓고 막상 아무것도 하지 않은 문 대통령보다는 차라리 솔직하신 것 같다고 해야 할까. 성평등의 가치는 표 받는 데 도움이 되면 차용하고, 아니라면 쉽게 내버릴 수 있는 카드에 불과한 것이냐"고 했다.

아울러 "어제(10일) 이 후보는 '홍카단' 일원이 작성한 인터넷 게시글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하며, '함께 읽어보자'고 권유했다"며 "이준석-홍준표를 지지했던 2030 남성표가 자신에게 올 거라는 기대로 한 행동이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젠더갈등의 해결책은 반페미니즘이 아니라, 성평등"이라며 "채용성 차별과 불법 촬영, 경력 단절 위험에 고통받았던 여성 청년들은 심상정 정부에서라면 더이상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의 삶이 한계 지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복주 공동선대위원장도 "이 후보가 페미니즘을 깨부숴달라는 글을 공유함으로써 페미니즘의 렌즈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유감이다"라며 "청년 남성의 표심을 얻기 위해 (뭐든) 하나. 홍 의원을 지지했던 청년 남성들을 구애하는 경쟁에 뛰어드신 것인가"라고 보탰다.

한편 이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된 '홍카단이 이재명 후보님께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공유한 바 있다. 지난 8일에는 당 선대위 관계자들과 '2030 남자들이 펨코에 모여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한 이유'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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