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해지도 플랫폼 마음" 네이버·쿠팡 등 약관 공정위 간다

기사등록 2021/11/10 11:29:51

참여연대·중소상공인, 불공정 약관 심사 청구

"대부분 플랫폼, 임의로 계약 일방 해지 가능"

쿠팡·티몬, 정산 대금 임의로 지급 보류 가능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네이버, 11번가, G마켓, 쿠팡, 배달의 민족 등 9개 플랫폼 불공정약관 심사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1.10.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중소상공인들이 네이버, 쿠팡과 같은 시장 영향력이 큰 플랫폼 사업자들을 상대로 정부에 불공정 약관 심사청구를 제기했다.

입점 업체와의 계약을 임의로 파기하거나 물건 대금 지급도 자의적으로 미룰 수 있는 등 플랫폼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약관을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10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공동으로 9개 플랫폼 사업자의 약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심사 청구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서치원 변호사가 대리한다.

불공정 약관 심사 청구가 제기된 업체는 네이버, 쿠팡, G마켓, 11번가, 위메프, 티몬, 인터파크 등 7개 전자상거래 사업자와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2개 배달 애플리케이션 운영사다.

서치원 변호사는 이날 오전 참여연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나와 "가장 문제되는 약관은 해지 사유 규정"이라며 "대부분 회사에서 해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와 같이 입점 중소상공인들이 전혀 예측하기 어려운 조항을 다수 두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이후 유통업계에서 플랫폼 시장 사업자 영향력이 빠르게 커져가는 와중, 입점 업체가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로 판로가 일시에 끊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 이용약관을 보면 "회사 또는 다른 회원에게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용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단 기준을 전혀 제시하지 않아 현행 약관규제법 상 규제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물건을 매입해 판매한 전자상거래 회사가 자의적으로 입점 업체에게 대금 지급을 미룰 수 있다고 해석되는 조항도 상당수 발견됐다. 쿠팡 서비스 이용 약관(사업자용)에서 "그 밖의 다른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 결제 금액 지급을 보류할 수 있다는 조항이 한 예다.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네이버, 11번가, G마켓, 쿠팡, 배달의 민족 등 9개 플랫폼 불공정약관 심사청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10. dadazon@newsis.com
참여연대는 해당 조항에 대해 "상당한 우려, 위험, 합리적 사유 등 구체적 판단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쿠팡이 임의로 지급 정산을 유예할 수 있어 고객 항변권 등 권리를 상당한 이유 없이 제한하는 조항을 두지 못하게 하는 현행법 조항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플랫폼 사업자 약관이 입점 중소상공인들에게 유독 불리하다는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6월에는 이른바 '새우튀김 갑질' 논란이 불거졌던 쿠팡이츠 약관에 대해서도 공정위에 심사 청구가 제기됐다. 새우튀김 갑질 논란은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과 언쟁을 벌이던 한 음식점 점주가 뇌출혈로 쓰러져 숨진 사건이다. 쿠팡은 이후 점주가 악성 리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댓글을 다는 기능을 추가했다.

국회에 발의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통과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참여연대는 이날 "법 제정 지연으로 인한 규제 공백 상태가 지속돼 공정위가 고충처리기구 설치나 협의절차 등의 내용을 담은 표준계약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국회는 조속히 법을 제정하여 공정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질서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원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플랫폼 업체들이 입점 업체들을 쥐어짜서 수익을 일방적으로 가져가는 구조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들의 약관은 우리 같은 상인들에겐 절대적인 지위를 가지며, 위반하면 구제받을 방법도 없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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