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기후협약' 주도한 오바마, COP26 참석해 연설
"중국·러시아 최대 배출국인데 정상들 오지 않아 실망"
"나는 하와이 출신 섬 아이"…해수면 상승 섬나라 지원 촉구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들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불참해 실망스럽다고 직설을 날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의 COP26 회의장을 찾아 연설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 오지 않은 데 대해 이 같이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기후는 정말로 시간이 부족한 문제"라면서 "세계 최대 배출국인 두 나라,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들이 참석을 거절한 데다 이들의 국가적 계획에는 긴급성이 위험할 정도로 부재한 것처럼 보여 특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COP26 정상회의는 지난 1~2일 열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약 130개국 나라 정상들이 현장에 자리했지만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불참했다. COP26은 오는 12일까지 진행된다.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COP26은 특별하다. 그는 임기 중이던 2015년 국제사회가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체결하는 데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후임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파리 협약을 일방 탈퇴해버렸다.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냈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하자마자 파리 협약에 미국을 재가입시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전 행정부의 파리 협약 탈퇴에 관해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신의 출생지인 미국 하와이의 속담을 예로 들며 "카누를 타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일제히 노를 저어야 한다"고 기후변화 대응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스스로를 하와이에서 나고자란 "섬 아이"라고 표현하면서 해수면 상승으로 위협받는 섬나라들을 지키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섬은 탄광의 카나리아(위험을 먼저 알려주는 경보) 같다"며 "우리가 과감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너무 늦고 말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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