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오피스텔 감금살인' 동창생들…법정서 "네탓" 공방

기사등록 2021/11/08 17:08:47 최종수정 2021/11/08 17:10:16

동창생 2개월 걸쳐 고문 사망케한 혐의

피해자 발견 당시에 34㎏…평균의 절반

법정서 주된범행 책임 서로에게 떠넘겨

[서울=뉴시스] 마포 오피스텔 감금 살인 사건의 피의자들이 지난 6월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1.06.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홍연우 수습기자 =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서 동창생인 친구를 상습 폭행하고 고문해 결국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20대 남성들이 법정에서 주된 범행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공방을 벌였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안동범)는 8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20)씨와 안모(20)씨 등의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은 김씨와 안씨를 각 증인으로 신문했다.

검찰이 '대구에 있던 피해자를 만나 주거지를 데려온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안씨는 "그 당시 김씨가 피해자에게 돈을 받기 위해서였다"라며 "(상해) 고소를 취하하고 싶은 목적도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고소를 취하했는데 이후에도 피해자를 폭행하고 감금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고, 안씨는 "김씨가 피해자에게 돈을 받아내기 위해 집에 가두자고 했다"며 "저도 같이했지만 절대로 그럴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니다"고 말했다.

또 변호인이 '피해자를 묶은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어보자, 안씨는 "그때 김씨가 묶자고 했다. 김씨가 왜 묶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이 '김씨가 묶을 때 무엇을 했나'라고 묻자, 안씨는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라며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김씨가 결정하고 저는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안씨는 수사 과정에서도 '김씨가 주도했고, 나는 단순 가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반면 김씨는 수사 당시 '안씨가 폭행했고, 소변을 먹이기도 했다'며 진술했고, 이에 대해 안씨는 이날 법정에서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이와 달리 김씨는 이날 증인신문 과정에서 주된 범행을 안씨가 했다는 취지로 책임을 떠넘기는 진술을 했다.

김씨는 "작업실에서 지낼 때 안씨가 피해자가 작업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화가 나서 다리를 치는 것을 여러 번 봤다"며 "피해자가 물류센터에서 일할 때 다리를 절뚝거려 일하기 무리가 있으니 가지 말라고도 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6월1일 이사 후 폭행한 사실이 있나'라고 묻자, 김씨는 "없다"며 안씨의 폭행은 몇번 목격했다고 답했다. 그는 "안씨가 잘 못 씻는다며 피해자에게 화를 내고, 신발에 무엇인가 묻자 화가 나서 슬리퍼로 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안씨가 화장실에 있는 피해자에게 찬물을 뿌린 적 있나'고 질문하자, 김씨는 "안씨가 뿌리는 것을 제가 봤다. 저는 뿌린 적 없다"고 답했다.

피해자를 화장실에 감금한 경위에 대해 김씨는 "작업실에 돌아왔을 때 피해자가 화장실에 있어 '왜 화장실에 있나'라고 물었더니 안씨가 '피해자가 소변을 못 가려서 화장실에 뒀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안씨가 없을 때 제가 피해자를 한번씩 데리고 나와 거실에서 같이 밥을 먹은 적 있다"며 "제가 밥을 해놓고 나가거나 아니면 한 번씩 제가 죽을 줬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안씨는 증인이 시켰다고 한다'라고 언급하자, 김씨는 "그건 아니다"라며 "평소 성격만 봐도 그렇고 통화 내용이나 체급 차이를 봐도 안씨가 저를 무서워할 이유가 없다"고 부인했다.

이들의 다음 공판은 오는 29일 오후 2시30분에 진행된다. 이날 변론이 종결될 예정이다.

김씨와 안씨는 지난 4월1일부터 6월13일까지 피해자 박모(20)씨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오피스텔에 감금한 뒤 폭행하고 고문을 가해 폐렴, 영양실조 등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망 당시 박씨의 몸무게는 34㎏이었다.

이들은 평소 박씨를 주기적으로 괴롭혔고, 박씨가 상해죄로 자신들을 고소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앙심을 품고 본격 범행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고소 취하 등을 강요하기 위해 박씨를 대구에서 납치한 뒤 서울로 데려왔다고 한다.

김씨와 안씨는 케이블 타이로 박씨의 몸을 묶은 뒤 음식을 주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잠을 못 자게 하는 방식으로 고문하고 이후 박씨의 건강이 나빠지자 그를 알몸 상태로 화장실에 가둔 뒤 물을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신체적·정신적 폭력을 넘어 노트북 수리비를 빌미로 박씨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방식 등으로 578만원을 갈취하는 등 금전적 피해를 입혔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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