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호스피스' 하면 흔히 종말기 환자가 평온하고 존엄한 마지막을 준비하기 위해 들어가는 성인 호스피스 시설을 떠올린다. 여느 성인 호스피스와는 다른, 특별한 호스피스가 있다. 소아암과 난치병에 걸린 아이들을 위한 시설인 ‘어린이 호스피스’다.
2016년 4월 일본 오사카시 공원 한편에 2층 목조건물이 들어섰다. 일본 최초 민간형 어린이 호스피스인 ‘쓰루미 어린이 호스피스’다. 장난감, 악기, 그림책이 레저 시설처럼 꾸며져 있다.
책 ‘어린이 호스피스의 기적’(궁리)은 저널리스트인 저자 이시아 고타가 쓰루미 어린이 호스피스를 짓기까지 분투한 사람들을 만나온 기록이다.
그중에서도 백혈병 전문의로 유명한 하라 준이치와 신생아의료의 최전선에 있던 다타라 료헤이라는 두 의사의 활동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두 사람은 환자의 생명을 살려야 하는 의사의 본분에 충실하면서도, 원망하며 죽어가는 아이들과 간호에 지친 부모들을 볼 때마다 과연 자신이 아는 의료가 무엇인지 자문자답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이 어린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건 괴로운 치료가 아닌 남은 시간을 충실히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란 사실을 깨닫는다.
이 책에는 그동안 의료현장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인 ‘병원 놀이 전문가’도 소개한다. 이 전문가는 병원에서 놀이를 통해 아이들을 만나는 사람으로 주사를 맞아야 하는 아이에게 그림책으로 주사의 원리를 이해시킨 다음 아프지 않을 방법을 함께 고민하거나, 수술을 앞둔 아이와는 수술실을 함께 탐험하면서 미리 두려움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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