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코인 폭락 이후 2300% 상승

기사등록 2021/11/04 15:08:44 최종수정 2021/11/04 17:58:47
[서울=뉴시스] 사진은 본문 내용과 무관한 오징어게임 미공개스틸(사진=넷플릭스)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암호화폐 '오징어게임(SQUID)'가 지난 2일 대폭락 이후 다시 2000%가 넘게 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조사 착수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징어게임(SQUID) 토큰은 이날 오후 2시50분 기준 24시간 전 대비 2361% 오른 0.1113달러를 기록 중이다. 코인 사기로 의심된 후에도 일부 투자자들이 스퀴드 토큰을 사들이며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해당 암호화폐는 지난달 26일 0.01229달러에 거래가 시작돼 이달 1일 2862달러까지 오르며 하루 새 24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후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가격이 급락하며 0달러가 된 토큰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러그풀(rug pull)' 사기로 추정하고 있다. 러그풀이란 암호화폐를 개발한다고 알리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어 가격을 올린 후 갑자기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보유 물량을 매도하는 코인 사기 방식을 가리킨다. 말 그대로 카펫을 잡아빼 모든 걸 엎어버리는 것이다.

실제로 해당 프로젝트의 공식 사이트와 커뮤니티, 공식 트위터 계정은 매도물량이 쏟아짐과 동시에 모든 관련 사이트가 페이지를 찾을 수 없거나 사용이 정지된 계정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해당 암호화폐 급락과 관련된 자금을 추적하기 위해 스퀴드 토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또 스퀴드 토큰을 구입해 피해를 본 투자자들을 돕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바이낸스 측은 "오징어게임 개발자가 '토네이도 캐시'라는 코인믹서를 이용해 그들의 거래를 해독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며 "바이낸스 보안팀은 현대 해당 자금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코인믹서는 다수의 거래 기록을 뒤섞어 자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없도록 한 기술이다. 개인정보보호와 해커로부터의 자산보호를 위해 구현된 기술이지만 코인 사기 시 자금 추적을 막기 위해서도 쓰인다.

이를 위해 바이낸스는 개발자와 연루된 지갑주소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렸으며, 블록체인 분석을 통해 악의적인 거래 행위를 보이는 계정을 식별하기 위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조사 결과를 수사기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해당 프로젝트 개발자들은 오징어게임 토큰으로 온라인에서 드라마와 같은 오징어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고 홍보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스퀴드 토큰은 '밈코인' 유행에 합류하며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밈코인이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영상이나 사진 등을 뜻하는 '밈(Meme)'과 코인의 합성어이다.

이달 중 열릴 것으로 예정됐던 이 온라인 대회는 드라마처럼 6개 놀이로 승부를 펼치며 최종 우승자에게 참가비의 90%가 상금으로 지급될 예정이었다. 대회 참가에는 제한이 없으며 참가자가 많아질수록 상금도 올라가는 구조로 설명돼 있다.

오징어 게임 프로젝트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스퀴드토큰 1만5000개와 함께 NFT(대체불가토큰)를 추가로 구매해야 하므로 해당 프로젝트의 대회에 참가하려면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해야 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넷플릭스와의 연관성도 확인되지 않았으며 코인마켓캡도 탈중앙화거래소 팬케이크스왑에서 코인 매도가 안 된다는 다수의 제보를 받아 거래 시 주의를 당부부했음에도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한편, 스퀴드 개발자들은 210만달러(약 24억6918만원)에 상응하는 암호화폐를 현금화한 뒤 잠적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공식 사이트에 게재된 정보로는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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