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티그라이반군 수도위협에 비상사태 선언

기사등록 2021/11/03 07:05:29

정부군 궤멸, 티그라이군 다른 반군과 연합작전

국가비상사태 선언으로 티그라이 600만명 국제 구호식량도 끊겨

정부, 아디스아바바 시민동원령..무기 색출 나서

[메켈레(티그라이)=AP/뉴시스]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의 수도 메켈레의 에이더 병원에 23일 토고가 마을 시장 공습으로 부상한 환자가 구급차에 실려 도착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의 토고가 마을의 한 시장에서 지난 22일 공습으로 최소 51명이 사망했으며, 군인들이 의료진의 이동을 차단했다고 의료진들이 23일(현지시간) 밝혔다. 2021.6.24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에티오피아정부는 몇 해 째 이어오는 티그라이 반군과의 내전이 확전되면서 반군이 수도를 위협하자 2일(현지시간)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미국은 현재 정부 보안군이 " 심각하게 궤멸된 상태"라면서 현지의 미국민들에게 이 나라를 떠날 것을 고려하도록 강력히 권고했다.

이번 에티오피아 장관위원회에서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것은 아비 아머드총리의 정부로부터 나온 가장 명확한 패배의 신호이다.  아머드 총리는 꼭 1년전 이번 주에 티그라이 내전지역에 진격하면서 이웃나라 군대를  끌어들여 티그라이를 침공해 에티오피아군과 나란히 소탕전을 벌이도록 했다.  그 이후 수 천명의 티그라이 주민들이 학살당하는 유혈사태가 일어났다.

정부 비상사태 선언문에는 티그라이 반군과 동조자들을 "국가의 존재에 대한 임박한 중대 위험"이라고 규정했다.  아머드 총리는 트위터에 " 모든 사람들을 검사할 것"이라면서 "이번 비상사태 선언으로 고난의 시기를 짧게 하고 해결의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최근 며칠간 전략도시들인 데시와 콤볼차를 점령한 티그라이군에게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점령하지 말도록 경고했다.  티그라이군은 아비총리가 집권하기 전에는 오랫동안 에티오피아 정부를 지배하고 있었다.

국가비상사태는 선포 즉시 발효되며 6개월간 유지된다.  정부는 통행금지를 실시하거나 시민들을 집단 군사훈련을 시키거나 여행과 교통수단을 중지시킬 수있다.  또 모든 언론 미디어의 면허를 중지시키고 누구든 테러단체와 연관이 있다고 의심되면 무제한 체포할 수 있게 된다.
 
지방행정부는 지역에 따라 해체되고 군지휘관들도 구금될 수 있다.  허가없는 대중 집회나 국가비상사태에 대한 반대자체도 철저히 금지된다.

이런 모든 정책은 법에 따라 수행되며, 이를 위해 에티오피아 국회도 48시간 이내에 소집된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총기를 가진 모든 국민은 이제부터 이를 신고해야하며 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주택이나 사무실에 대한 수색도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머드 총리는 수도의 모든 시민들은 다가오는 티그라이 군을 상대로 전투에 나서 달라며 " 우리들과 살면서 적을 따르는 자들은 철저히 적발해낼 것"이라고 위협했다. 1일에는 이미 티그라이 족 출신 시민들에 대한 새로운 단속이 시작되었다.

티그라이군은 이번 공세가 인구 600만명의 티그라이 지역에 대한 정부의 살인적이 봉쇄를 해제시키기 위한 압박작전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의 철저한 봉쇄로 모든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가 끊겼고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인 식량과 의약품의 지원까지 모두 단절되었다는 것이다. 
[티그라이( 에티오피아)= AP/뉴시스]에티오피아 티그라이 지역의 굶주린 어린이와 노인들이 올해 7월 19일 유엔 구호요원들의 진찰을 받고 있다. 유니세프는 코로나19 이후 어린이 청소년들이 더 큰 위기에 처해 있으며 각국 정부가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을 위해 더 많은 비용과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미국의 국제개발기구(USAID) 고위 책임자는 2일 AP통신에게 " 이곳의 인도주의적 구호에 대한 방해는 아마도 세계에서 최악일 것"이라면서 "정부가 나서서 티그라이군 점령지역에 대한 외부원조에 대해서 정부차원의 조직적인 방해와 단절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지금은 티그라이 뿐 아니라 반군이 점령한 이웃 암하라, 아파르 지역까지도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은 티그라이 반군이 6월에 점령한 이후로 수십 만명의 주민들이 피난길에 올랐고 인도주의적 위기 상태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USAID 직원은 최근 에티오피아에 다녀왔지만 정부의 태도는 여전하다고 했다.

현재 티그라이군은 올해 초 연합작전을 폈던 또 하나의 반군 부대인 오로모 해방군(OLA)과 합동으로 전투에 임하고 있다고 티그라이군측은 밝혔다.  이에 따라 전선은 곧 아디스 아바바 바로 이웃에 있는 오로모 지역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제프리 펠트먼 미 아프리카 특사는 2일 한 모임에서 티그라이군이 다른 무장단체들과 연합하고 있는 것은 최악의 위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티오피아 총리가 티그라이군과 협상하기 싫어하는 건 이해하지만 지금보다 나은 대화의 통로는 얼마든지 있다면서 "결국 양측 다 이길 수 없는 전투이기 때문에 협상은 이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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