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대출금리③]주담대 5% 돌파 초읽기

기사등록 2021/10/31 11:00:00 최종수정 2021/10/31 15:53:42

5대 은행, 변동금리 3.41~4.794%

고정금리는 이미 5% 돌파한 상태

우대금리까지 반영 시 실제 3%대

차주단위 DSR 조기 시행 등 부담↑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차주)들이 대다수 선택하는 변동금리가 5%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1년 새 1%포인트 가까이 오르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졌는데,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데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일환으로 가산금리를 높게 책정해서다. 같은 기간 고정금리는 변동금리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29일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6개월 기준)는 연 3.41~4.794%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52~4.054%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금리 하단이 0.89%포인트 뛰었다.

은행들이 금융당국 주문에 따라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매진하면서 금리 인상을 꺼내든 탓이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금리다. 은행별로 자금조달금리에 각종 원가요소와 마진 등을 반영해 자율적으로 산정한다. 특히 가산금리 조정은 업무원가, 법적비용, 위험프리미엄, 목표이익률 등으로 복잡하게 구성돼 일반 소비자들이 파악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순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뿐 아니라 최근에 금리가 많이 오르긴 했다"며 "대출시장을 조이니까 이참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이유도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삼는 고정금리 상승폭은 더 컸다. 지난 29일 이들 은행의 혼합형(고정)금리는 연 3.88~5.246%로 지난해 말 2.69~4.20%와 비교했을 때 하단이 1.19%포인트 수직 상승했다.

은행들은 고객이 혼합형금리를 선택할 때 처음 5년은 고정해두고, 그다음부터 1년마다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조차도 변동성이 크다고 보고 5년 단위로 고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금리 분포를 봐도 알 수 있듯 현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아서 대출을 받는 고객 상당수가 변동금리를 선택하고 있다. 우대금리까지 적용된 최종 금리는 대략 3%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 상승은 금리 상승 기조로 인해 국고채금리를 비롯한 국채금리가 추가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인플레이션 우려, 중국 부동산업체 헝다그룹 디폴트 위기, 공급망 차질 등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 소득에 따라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확대 시기가 6개월 앞당겨지면서 차주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총대출금액 2억원을 넘으면 DSR 40%가 적용되는 'DSR 2단계'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연소득이 적은 사회초년생이 기존 빚까지 있다면 대출한도는 이전보다 훨씬 쪼그라든다.

예를 들어 연봉 6000만원인 A씨가 신용대출 4000만원을 4% 금리로 사용하던 도중에 조정대상지역 소재 6억원 아파트를 구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기존에는 4억원까지 가능했던 주담대 금액이 2억7500만원까지 줄어든다. 무주택자가 은행 도움을 받아 내 집을 마련하기가 갈수록 더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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