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올해 4% 성장 어렵다"
민간소비 반등폭 크지 않을 듯
2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대다수 전문가들은 4분기에도 글로벌 공급 병목 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연간 4% 성장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3% 증가에 그쳤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됐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4.0%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 (-1.3%), 2분기(-3.2%) 역성장한 뒤 5분기 연속 반등한 것이기는 하지만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 1.7%, 0.8% 성장했던 점에서 볼 때 성장률이 크게 둔화된 것이다. 또 시장 전망치인 0.4~0.6% 보다도 낮다.
3분기 성장률이 주춤한 것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민간소비가 감소했고,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으로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반면, 수출은 양호한 실적을 보이면서 GDP 성장에 기여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네 분기 연속 높은 성장에 따른 기저 영향이 기술적 조정 요인으로 작용한 가운데 3분기 내내 지속됐던 거리두가 강화조치, 폭염 및 철근가격 상승 등이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을 제약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3~4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각각 0.6% 정도를 기록하면 올해 4%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는 만큼 올해 3% 성장률 달성 가능성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볼 수 있다. 한은은 그러나 위드코로나 전환, 2차 추경 효과를 감안하면 4% 달성 목표는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 8월 조사국 전망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라며 "산술적으로 4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1.04%를 상회하면 연간 4%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 국장은 "글로벌 공급차질과 중국 경제 불확실성 증대,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백신접종 확대, 방역정책 전환, 2차 추경 효과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특히 방역정책 전환은 대면서비스 중심으로 민간소비 확대를 이끌어 경제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상당수 전문가들은 올해 목표치인 연간 4% 달성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연간 4%를 달성하려면 글로벌 공급병목 문제가 해소돼야 하는데 코로나19, 글로벌 성장 둔화가 이어지면서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창섭 현대차 증권 연구원은 "3분기 수치가 생각보다 더 안 좋게 나왔다"며 "글로벌 공급망 차질 문제가 가장 큰 데 투자나 생산시 부품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생산이 지연되고 있어 GDP가 떨어지고 있는데 이런 게 계속 쌓이면서 성장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공급병목으로 인한 생산 차질에 따른 생산 지연이 악재가 되고 있고, 전세계가 물류대란을 막기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데도 아직 해소가 안되고 있어 4분기 성장률이 1%를 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4분기 경기부양책과 위드코로나로의 방역정책 전환이 긍정적 효과를 줄 수는 있겠지만,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한 생산 차질 문제를 상쇄할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보여 4%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3분기 성장률이 시장 전망치 보다 하회했다"며 "수출 단가는 좋지만 물량이 빠지면서 4분기 수출 모멘텀 둔화로 4분기 성장률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위드코로나로 전환하면 민간소비가 올라올 수는 있겠지만 반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수출이 낮아지면서 올해 연간으로는 3.7%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 한은의 전망과는 달리 민간소비 반등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도 공급망 충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위드코로나로 전환 한다고 해도 민간소비가 얼마나 회복될지가 관건"이라며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생산쪽의 공급망 이슈가 좋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본격적인 소비 이연 효과가 올해 나타나기는 쉽지 않고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올해 4%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3분기 GDP에 대해 "위드코로나를 앞두고 3분기 소비가 회복되면서 0.6% 정도는 성장할 것으로 봤는데, 소비 개선세가 미흡했고 설비투자나 반도체 자동차 공급망 문제로 투자도 좋지 않은 등 민간 영역이 기대치 만큼 올라가지 않아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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