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리 "성매매 합법화 전면 폐지…여성 노예화 안돼"

기사등록 2021/10/18 11:40:21

선거 공약이었던 성매매 불법화 재발표

BBC, "인신매매 가능성 증가 의식한 것"

반대측 "성매매 합법화가 여성에게 이득"

[카세레스(스페인)=AP/뉴시스]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오른쪽)가 스페인 내 성매매를 금지하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사진은 지난 14일 촬영.2021.10.18.
[서울=뉴시스]한승수 인턴 기자 = 17일(현지시간)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스페인 내 성매매를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산체스 총리는 발렌시아에서 3일간 진행된 사회당 전당대회 이후 "(성매매)관행이 여성을 노예화한다"라고 말했다.

스페인은 1995년 성매매를 합법화했다. 공공장소에서 성매매를 하거나 브로커로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당사자 간 서로의 의지에 따라 매춘을 하는 것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성매매 합법화 이후 현재 스페인 내 성매매 종사 여성은 약 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유엔은 스페인의 성매매 산업이 태국, 푸에르토리코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2016년에는 스페인의 성매매 산업 규모가 37억 유로(약 5조760억원)에 달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2019년 스페인 사회당은 선거 공약 중 하나로 '성매매 불법화'를 발표했다. 여성 유권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당시 사회당은 매춘을 "가난한 여성들에 대한 잔인한 행위이자 여성에 대한 최악의 폭력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당선 뒤 2년이 지났음에도 구체적 법안 발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BBC는 산체스 총리의 발언이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 가능성이 증가함에 따라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7년 스페인 경찰은 인신매매 단속으로 여성 1만3000여 명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이 중 80%는 제3자에 의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착취당하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반면, 스페인 내 성매매 산업 지지자들은 오히려 (성매매가 합법인)현재 제도가 매춘을 하는 여성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고 더 안전한 삶을 제공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구체적 법안 발의 및 적용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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