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과 전화 통화
시 "EU, 옳고 그름 구별해 중국과 협력하길"
미셸 "중국과 EU, 다자주의 지지…협력 필요"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럽연합(EU)에 전략적 독립을 유지하라며, 미국의 대중 압박에서 벗어나 중국과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15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영어 위성뉴스채널 중국국제텔레비전(CGTN)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전화 통화에서 "중국은 주권, 안보, 개발 이익을 지키며 EU와 관계를 계속 발전시킬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EU는 역사, 문화, 사회제도, 발전 단계 등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경쟁과 이견이 있는 건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또 "EU가 전략적 독립을 유지하고, 옳고 그름을 구별하며, 중국과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과 EU는 양대 독립 세력이자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라며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양국 관계의 건전하고 꾸준한 발전을 공동 도모하는 게 양측의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측은 녹색·디지털 분야 정책 소통을 심화시키고, 실질적 협력 영역을 확대하며, EU 연계 이니셔티브와 함께 일대일로 구상을 시너지 시켜야 한다"며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보존에 대한 소통과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최근 국제 정세 변화는 EU와 회원국들이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중요성을 더 잘 인식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정치 제도와 개발 모델 차이에도 불구하고 EU와 중국은 모두 다자주의를 지지하고 있다"며 "양측은 코로나19 퇴치, 경제 회복 촉진, 기후 변화 해결, 지역 평화와 안정 보호에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EU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며, 대만 문제 관련 정책을 바꾼 적 없다"면서 "EU는 국제 문제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한 긴밀한 의사소통과 조율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중국과 EU는 올해 들어 신장위구르 지역 소수민족 탄압과 리투아니아의 대만대표처 설치 허용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다만 최근 미국·영국·호주가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를 발표하면서 대서양 동맹이 흔들리자, EU 내에선 자체적인 안보 전략을 꾀하며 대중 관계 변화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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