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당 해체' 발언을 놓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이 신경전을 넘어 과거 행적까지 들춰내 비난하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정책 대결은 실종되고 수준 낮은 감정싸움만 벌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의 당 해체 발언이 당내 분란만 야기한 모양새다.

윤 후보의 발언을 놓고 홍준표·유승민 후보가 "오만방자" "정권 하수인"이라며 협공에 나서자 윤 후보 캠프에서는 상대 후보들의 과거 행적을 소환해 역공을 폈다.

윤 후보가 "정권교체라는 목표 아래 우리가 더 정신차리고 잘하자는 취지"였다고 거듭 해명했으나, 미래를 향한 건설적인 논쟁이 아닌 과거로의 회귀 조짐까지 보이며 이전투구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캠프의 윤희석 공보특보는 1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에 출연해 "홍준표, 유승민 두 후보가 이렇게 발끈해도 되는 분들인가"라고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정신머리를 바꾸지 않으면'이라고 한 발언이 거칠다고 한 지적에는 인정한다"면서도 "그런데 홍준표 후보는 거기에 오만방자하다하고 유승민 후보는 문재인 정권 하수인이라고 비판하는데 두 분도 과거에 다 한번 씩은 당 해체를 하자는 주장을 하셨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 후보는 작년 총선 후에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 소식이 들리니 '자생이 없는 당은 해체하라'고 했고, 유 후보는 탄핵 이후에 당시 홍 자유한국당 대표의 '분당 사유가 없어졌다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오라'는 말에 '자유한국당은 해체하라'고 맞받아쳤다"라고 과거 발언을 들어 반박했다 .

윤 특보는 "진실게임을 하자는 건 아니지만, 본인들도 (당해체 발언을) 하셨잖나"라며 "이 두분 말은 진짜 당 문을 닫으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윤 후보는 제대로 하자 이런 뜻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유 후보는 평생 당에 있었지만 윤 후보는 3개월 밖에 안됐는데 해체 발언을 하니 문제가 된 것'이라는 김어준 씨의 주장에 대해선 "오래 계신 홍준표, 유승민 두 후보가 잘하셨으면 당이 정권을 잃고 지방선거 지고 총선도 지고 했겠나 이런 말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들린다"고 답했다. 당 해체 발언보다 당을 궤멸 수준까지 가게한 두 후보의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홍준표 후보 측은 이에 즉각 반발했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 있을 윤석열 후보와의 일대일 맞수 토론회에서 '당 해체' 발언을 문제 삼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홍준표 캠프에 합류한 이언주 전 의원은 같은 방송에 나와"(윤 후보가)입당 후 3개월 간 말실수도 많이 했는데 상당히 말이 거칠다. 기자회견할 때 호통치는 듯한 모습도 나왔다"며 "그런 것들이 이게 굉장히 검찰적인 모습이랄까 굉장히 권위적 모습, 검찰의 나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윤 후보로 정권교체가 된다해도) 검찰정권이라는 오명을 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이 검사시절을 거론하며 권위적 습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여의도 문법에 맞지 않다는 자질론을 제기한 셈이다.

이 선대위원장은  윤 후보의 총장시절 당시 법무부의 징계가 정당했다는 법원 판결도 거론했다.

그는 "법원이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윤 전 총장 쪽에서 항소하겠다 하니 지켜보긴 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적어도 출마의 명분이 약해지는 부분은 없지 않아 있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후보는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의 말 기술과 야비한 거짓말에 대적하기 위해선 강하고 당당한 후보, 정책이 완벽하게 준비된 후보가 필요하다"며 "도무지 아는 거라곤 없고 본인이 무슨 말 하는지 조차 모르면서 대선에 나온 후보는 한마디로 염치가 없는 것"이라며 윤 후보의 자질 부족을 거듭 부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ypar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