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KT전, 1-3으로 뒤진 6회 동점 2타점 적시타
두산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경기에서 5-3 역전승을 거뒀다.
가을야구 다툼을 벌이고 있는 두산은 4위를 유지하면서 5위 키움 히어로즈와 격차를 1.5경기로 유지했다.
짜릿한 승리였다.
두산은 5회까지 1-3으로 끌려갔다. 주자가 나가도 불러들어지 못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분위기가 바뀐 건 6회다.
선두 김인태와 안재석이 연속 안타를 때려냈고, 박계범이 희생번트로 주자들을 진루시켰다. 1사 2, 3루에서 박세혁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추격 흐름이 끊기는 듯 싶었다.
이때 두산 벤치는 강승호 대신 대타 최용제를 타석에 세웠다.
승부처에서 부름을 받은 최용제는 1볼-2스트라이크에서 KT 구원 이대은의 4구째를 받아쳐 좌전 적시타를 날렸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으면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최용제의 한 방으로 기세를 올린 두산은 7회 박건우의 희생플라이, 8회 상대 폭투 등으로 점수를 보태 5-3 승리를 거뒀다.
최용제의 포지션은 포수지만, 마스크를 쓰는 경기는 많지 않다. 대신 이날처럼 승부처에서 대타로 기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기 내내 벤치를 지키다 결정적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결과까지 내는 건 더욱 힘들다.
그래도 최용제는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올해 68경기 타율 0.310(87타수 27안타)의 성적도 '대타' 최용제의 능력을 증명한다.
최용제는 "클리닝 타임 때 스트레칭을 하고, 6회 때는 몸을 움직인다. 스윙을 하다가 부르시면 나간다"면서 "(그라운드)밖에서 투수들이 던지는 걸 보면서 타이밍을 잡아보기도 한다"고 대타로 성적을 내는 비법을 공개했다.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자리지만,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승부에만 집중하고 있다.
"대타는 갑작스럽게 나가다 보니 생각을 많이 안 하게 된다. 적극적으로 스윙도 잘 나오고, 좋은 결과도 나와 자신감도 붙은 것 같다"면서 웃었다.
벤치의 신뢰도 최용제의 방망이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용제는 "(김태형) 감독님도 대타로 나가면 적극적으로 쳐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이야기 해주신다"고 말했다.
"처음엔 대타로 나가는 게 적응이 안 됐는데 감독님께서 믿음도 많이 주시니까 자신감도 많이 생긴다. 그만큼 결과도 나오는 것 같다"고 보탰다.
대타로 존재감을 떨치고 있지만, 포수 자리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선발 포수로 나가기 위해선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선발 포수로 나가고 싶지만, 선발로 나갈 때 결과가 안 좋아서 자신감이 없어지더라"며 멋쩍게 웃은 최용제는 "수비로 더 믿음을 쌓아야 할 것 같다. 준비는 계속 꾸준히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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