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소한 인물' 평가…"영문과 교수도 아는 이 거의 없어"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구르나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 이유로는 '식민주의 영향 및 문화·대륙 사이의 격차 속에서의 난민의 운명에 대해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연민을 갖고 파고든 공로'를 들었다.
노벨위는 "구르나의 진실에 대한 헌신과 단순화에 대한 혐오가 인상적"이라며 "그의 소설은 틀에 박힌 묘사에서 벗어나 세계의 다른 지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적으로 다양한 동아프리카에 대해 우리의 시야를 열어준다"고 설명했다.
73세인 구르나는 탄자니아 출신 영국 소설가다. 1948년 아프리카 탄자니아 잔지바르 섬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1960년대 말 난민으로 영국 잉글랜드에 들어왔으며 영국 켄트대학에서 영문·탈식민주의 문학 교수를 지내다가 최근 은퇴했다.
구르나는 10편의 소설과 다수의 단편을 발표했는데 '난민의 혼란'이라는 주제가 작품 전반을 관통한다. 대표작으로는 데뷔작인 '떠남의 기억'(Memory of Departure·1987)을 비롯해 '순례자의 길'(Pilgrims Way·1988), '낙원'(Paradise·1994), '바닷가'(By the Sea·2001), '탈주'(Desertion·2005) 등이 있다. 마지막 소설은 '사후의 삶'(Afterlives·2020)이다.
'낙원(Paradise)'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탄자니아로 몰려든 독일군과 강제 징집에 대한 내용을 담은 작품으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의 또 다른 작품인 '바닷가', '탈주' 등도 부커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업계에서는 구르나의 수상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에는 구르나에 대해 연구한 사람이 거의 없으며 영어권에서도 관련 논문이 흔치 않다는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아프리카계 수상은 그렇다 쳐도 영어권 국가 작가에 대해 이만큼 알려지지 않은 것도 놀랍다"며 "영문과 교수들도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노벨문학상 발표 후 영미 문학, 흑인 문학 등 여러 연구자들에게 연락을 돌려봤지만 처음 들었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생소한 인물"이라는 반응을 전했다.
실제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있는 후보들을 예상하는 영국 유명 도박사이트 '나이서오즈' 등에서 구르나의 이름은 언급된 적 없다.
국내에서 생소한 인물인 만큼 그의 책이 한국판으로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인물인 만큼 출판사를 선정하고 작품을 번역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빨라야 내년이 될 것 같은데 상황에 따라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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