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사러 왔다 알았다" 백화점 정기세일 첫 주말, 명품이 견인

기사등록 2021/10/05 14:30:21 최종수정 2021/10/05 15:04:16

롯데·신세계·현대百 매출 전주比 10~20%↑

롯데 화장품 57%, 현대百 남성패션 33%↑

주춤했던 매장에 활기…명품은 여전히 북적

샤넬 매장 대기 180번대까지 "등록 안 받아"

영등포 타임스퀘어도 루이비통 매장에 긴 줄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개천절 대체공휴일인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에선 같은 날 오후 6시께 루이비통 매장 입구에서 타임스퀘어 밖으로 나가는 입구까지 줄이 길게 늘어섰다. 2021.10.05. lg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국현 김정현 기자 = "백화점이 지난 1일부터 가을을 맞아 정기 세일을 하고 있습니다." "몰랐습니다. 샤넬, 루이비통 보고 나서 가 볼 수도 있겠네요."

10월 첫 대체공휴일인 지난 4일 오후 6시께 서울 중구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루이비통 매장 앞에서 만난 30대 남성과 주고 받은 문답이다. 모자를 쓰고 캐주얼한 차림에 유모차를 손에 잡고 서 있었다.

가족으로 보이는 여성 2명이 문 밖으로 아장아장 걸어가는 자녀를 데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대체공휴일을 맞아 백화점에 나온 평범한 일가족 모습이었지만 이들은 명품 매장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일상 회복을 코앞에 둔 백화점 가을 할인전에서도 명품 강세는 여전했다. 명품은 할인 상품이 아님에도 명품을 사러 왔다가 할인 광고를 보고 매장에 들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5일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주요 3사가 가을 정기 할인전을 진행한 지난 1~4일 거둔 실적 자료에 따르면, 이들 업체들은 1주 전과 비교해 10~20% 가량 높은 매출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전주 대비 21% 높은 매출을 올렸다. 신세계백화점은 17.9%, 현대백화점은 11.9% 상승했다.

할인폭이 컸던 상품군 매출 성장이 돋보이는 가운데 명품과 가전 강세가 여전했다. 명품과 가전, 생활용품은 코로나19 유행 속 백화점 실적을 견인해 왔다.

신세계백화점에선 명품이 전주 대비 33.6% 상승했다. 가전은 27.1%, 생활은 22% 성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수요가 줄었던 패션도 매출이 올랐지만 이에 못 미쳤다. 여성과 남성 각각 15.7%, 4.7%였다.

특히 해당 기간 신세계백화점이 거둔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명품이 32.4%로 3분의 1에 달했다. 성장률이 높았던 가전(7.8%), 생활(4.4%)은 10%에 못 미쳤다. 패션은 여성, 남성 각각 5.5%, 5.1% 수준이었다.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백화점 가을 정기 할인전과 개천절 대체공휴일이 겹친 지난 4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지하 1층이 손님으로 북적인다. 2021.10.05. ddobagi@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롯데백화점에선 주 할인 품목인 화장품과 가구 등 생활 용품, 현대백화점에선 남성 패션 매출이 좋았다.

롯데백화점에선 세일 첫 주말인 1~4일 전주 대비 화장품 매출이 57% 상승했다. 가구, 가전 등 리빙이 42%로 뒤이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일까지 '럭셔리 코스메틱 페어'를 열어 화장품에 특히 힘을 줬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에서 명품 등을 포함한 해외패션 매출은 11% 성장했다. 그 밖에 남성 패션 39%, 잡화 20%, 아동·스포츠 15%, 여성 패션 8% 등이었다.

현대백화점에선 남성패션 상품군 매출이 32.7% 상승해 명품(17.6%) 신장률을 넘었다. 생활용품, 가전 등 리빙이 28.3%, 골프가 17.9%, 식품은 9.2% 성장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할인 상품을 주로 패션 브랜드가 차지하며,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적 요인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며 "명품과 생활·가전 부문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가을 정기세일로 인한 패션 실적 호조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빠르면 2주 뒤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 방침을 밝힘과 동시에 개천절 대체공휴일로 휴일이 늘어나면서 소비 심리에 긍정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개천절 대체공휴일인 지난 4일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은 직전 평일보다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듯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서울 중구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선 지하 1층 식품관과 화장품 매장부터 8층 가전·가구 매장까지 2~3명씩 짝지어 상품을 살펴보는 손님들이 다수 보였다.

6층 한 남성패션 브랜드에서 만난 40대 후반 여성 점원은 "지난주보다 확실히 손님이 늘었다"며 "모두 구입하진 않았지만 오늘(4일)만 10팀 왔다"고 말했다.

인근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마찬가지였다. 가족 단위로 쇼핑백을 손에 2~3개씩 들고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오거나, 할인 매장에서 아기 포대를 메고 자녀 2명 손을 꼭 잡은 채 배우자를 기다리는 남성도 보였다.

대형마트와 극장, 패션 브랜드가 다수 입점해 있는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1층 할인 매장에도 옷을 고르는 사람들로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개천절 대체공휴일이던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가 연휴와 쇼핑을 즐기는 인파로 북적인다. 2021.10.05. lg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명품 매장에 몰려든 인파를 넘어서진 못했다.

4일 오후 5시30분 기준 롯데백화점 본점 샤넬 매장에선 대기 인원이 186팀에 달해 더 이상 예약을 받지 않았다. 매장 밖엔 입장 안내를 받고 2~3명씩 기다리는 손님들이 적어도 5팀 이상 보였다. 비슷한 시각 신세계백화점 본점 루이비통은 대기 번호가 120번대였다.

영등포구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에선 같은 날 오후 6시께 루이비통 매장 입구에서 타임스퀘어 밖으로 나가는 입구까지 줄이 길게 늘어섰다.

명품은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사실상 중단된 지난해부터 '보복 소비' 흐름을 주도하며 저조한 실적을 보인 백화점 매출을 떠받치는 역할을 해 왔다. 가전, 가구 등 가정용품 부문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집콕' 시기가 길어지며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9.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식품, 패션, 화장품 등 잡화 부문 매출이 모두 하락했으나 명품 등 해외유명 브랜드(15.1%), 가정 용품(10.6%)만 성장을 이어갔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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