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정부 "72시간 이내 떠나라"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정부와 논의 중"
미국, 에티오피아 정부에 강력 제재 경고
AP통신 등은 3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정부가 국내 문제에 간섭했다는 이유로 유엔 관리 7명을 쫓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추방은 거의 1년 동안의 분쟁 이후 600만명이 살고 있는 티그라이 지역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에티오피아 외무부는 7명의 유엔 관계자들이 72시간 이내 에티오피아를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추방된 사람 중에는 유엔 인도주의 기구의 그랜트 리티 부조정관, 유엔 인권 사무소의 1명, 아델리 호드르 유니세프 대표 등 5명이 포함됐다.
안토니오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러한 발표에 대해 "충격적이었다. 유엔 직원들은 공정성과 중립성에 따라 활동하고 있다"며 전적인 신뢰를 표했다. 그러면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며 에티오피아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유엔 관계자들이 지난해 11월부터 자국 군인과 싸워온 티그라이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유엔 관계자들은 수천명의 사람들이 폭력 조직의 강간, 집단 추방, 보건소 파괴 등으로 사망했다며 에티오피아 군인들과 연합군인 이웃 국가 에리트레아 군인들을 문제삼았다.
특히 유엔은 에티오피아 정부가 티그라이 지역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차단한 뒤 수십만명이 10년 만에 세계 최악의 기근에 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 사무총장은 이번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주 동안 필요한 인도주의적 물자의 10%만이 티그라이에 도착하고 있다"며 "사실상 정부 봉쇄로 인해 티그라이에서 어린이들과 사람들이 굶어 죽고 있다. 이런 위기는 우리의 양심에 대한 고통"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러한 에티오피아 정부의 대응을 강력히 비난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인도주의적 활동을 벌이는 모든 유엔 조직의 리더십을 추방하려는 에티오피아 정부의 행동은 전례없는 것"이라며 "강력히 비난하며 이를 멈춰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에티오피아 정부가 명확하고 구체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주의적 지원 방해, 인권 유린, 분쟁 연장 등에 대해 미국 행정부가 공격적인 행정명령을 내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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